'아마추어 프로듀서' 아이유의 뼈아픈 시행착오

가수 아이유(사진=로엔트리 제공)
"처음으로 프로듀싱을 맡은 앨범이라 흥분되고 칭찬받고 싶은 마음이 앞선 나머지 욕심을 부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실수가 많았습니다."

침묵하던 가수 아이유가 입을 열었다. 그는 6일 오후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남기며 무단 샘플링 의혹과 가사 논란 등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앞서 아이유는 지난달 23일 새 앨범 '챗셔(CHAT-SHIRE)'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음원 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승승장구 했으나, 각종 논란에 휘말리면서 위기를 맞았고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다.


아이유는 먼저 선정성 논란에 휘말렸던, 앨범 수록곡 '제제(Zeze)'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이 곡은 아이유가 소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읽고 영감을 받아 가사를 쓴 곡인데, 출판사 측이 "학대로 인한 아픔을 가지고 있는 다섯 살 제제를 성적대상으로 삼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아이유는 이와 관련 "제 가사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특히 "맹세코 다섯 살 어린아이를 성적 대상화하려는 의도로 가사를 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이유는 이어 "가사 속 제제는 소설 내용의 모티브만을 차용한 제3의 인물"이라면서도 "하지만 제 음악을 들으신 많은 분들의 말씀을 듣고 제 가사가 충분히 불쾌한 내용으로 들릴 수 있다는 것과, 그 결과 많은 분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혀드리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적으로 제가 작사가로서 미숙했던 탓"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논란이 된 인터뷰 내용에 대해서는 "'어린 제제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제제가 가진 성질이 섹시하다고 느꼈다'고 말한 것"이라며 "다섯 살 어린이가 아닌 양면성이라는 '성질'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 역시 어린이가 언급된 문장에서 굳이 '섹시하다'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오해를 야기한 저의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아이유는 이보다 앞서 문제가 되었던 보너스 트랙 '트웬티 쓰리(twenty three)'의 샘플링 문제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이 곡은 음원으론 공개되지 않고, CD에만 수록된 보너스 트랙인데,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김미 모어(Gimme more)'의 목소리 효과음과 추임새 등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아이유는 이 곡의 작사를 담당했다.

당시 소속사는 "작곡가가 구입해 보유하고 있던 보이스 샘플 중 하나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사실 확인 후 결과에 따라 소속사 측과 상의하여 샘플 클리어런스 작업을 최대한 빨리 진행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내놓으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아이유가 직접 이번 앨범의 프로듀싱을 맡았다고 홍보를 해놓고선, 문제가 발생하니 책임을 작곡가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아이유는 "프로듀서로서 편곡에 사용되는 샘플 소스들을 세심히 검열하지 않은 제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또 "현재 브리트니 스피어스 측에 확인 요청을 해 놓은 상태이며 확인 여부에 따라 샘플 클리어런스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번 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프로듀싱을 맡은 앨범이라 흥분되고 칭찬받고 싶은 마음이 앞선 나머지 욕심을 부렸다"며 "그러다 보니 실수가 많았다. 그 결과로 상처 입으신 분들과 저에게 실망하신 분들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또 "반성하고 노력해서 반드시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아이유가 되겠다. 죄송하다"고 재차 사과했다.

한편 이번 앨범은 아이유의 첫 프로듀싱 앨범이었다. 그는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는 스타 싱어송라이터지만, 프로듀서로서는 경험이 부족한 상태였던 것이다.

아이유는 앨범 발매 직후 연 '챗쇼-한떨기 스물셋' 공연에서 "프로듀싱이 정말 힘든 일이라는 걸 느꼈다"면서 "스물셋이 됐는데, 아쉬움이 남지 않게 깔끔히 할 수 있는 일이 한 가지도 없더라. 내가 진짜 아마추어 같다고 느껴 앨범명을 '아마추어'로 정하려고도 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결국 싱어송라이터에서 프로듀서로 한 단계 도약하려던 아이유는 각종 논란으로 뼈아픈 시행착오를 겪은 셈이 됐다. 그의 진심을 담은 사과가 쏟아지던 비난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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