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러 여객기 출발했던 공항, 1년 전부터 '보안 문제'

22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건과 관련, 사고기가 출발했던 이집트 샤름 엘셰이크 공항의 허술한 보안이 예전부터 우려의 대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가디언은 5일(현지시간) 영국 정부가 10개월 여 전인 지난해 말부터 이집트 샤름 엘셰이크 공항과 인근 휴양지 리조트에 보안 전문가들을 배치해놨다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실 대변인은 이 같은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며, 이집트 정부는 다소 우려를 표하면서도 그간 영국 정부에 잘 협조해왔다고 밝혔다.


샤름 엘셰이크 공항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1년 전부터 공항의 보안 시스템이 느슨하다는 점을 포착하고 불만을 표시해왔다.

실제로 이 공항에서 출발했다가 변을 당한 러시아 여객기도 공항에 체류 중 내부인 등에 의해 폭발물이 탑재됐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가디언에 "영국은 이 공항에서 보안검색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고 봤다"면서 "외부에 전신스캐너 등을 더 설치하거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했어야 했다"고 전했다.

캐머런 총리 측 대변인은 샤름 엘셰이크 공항의 수하물 검색 등 보안 시스템에 대한 우려 여부를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영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항을 요구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캐머런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이집트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 이와 관련해 "10개월 전 영국으로부터 샤름 엘셰이크 공항의 보안을 강화할 인력을 보내겠다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자국민 안전 문제를 고려한 방침이었던 점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또 "이집트는 이에 협력했고, 지금도 샤름 엘셰이크 공항 뿐만 아니라 모든 공항에 대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하고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도 전했다.

앞서 영국 정부가 샤름 엘셰이크를 오가는 항공기 운항을 전면 취소한 데 대해 이집트 외무장관이 "성급하고 부적절한 결정"이라고 비판한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반응이다.

캐머런 총리는 이에 대해 "이집트 관광업에 어떠한 부정적인 영향도 없게 할 것이며, 빠른 시일 내에 여행 제한도 풀 수 있게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현재 샤름 엘셰이크를 통과할 예정이었던 유럽행 항공편은 현재 대다수 취소 또는 지연된 상태다.

독일은 루프트한자 운항이 전면 중단되는 등 자국 항공사의 시나이반도 운항을 잇따라 제한하고 있다. 프랑스와 벨기에 등 다수 유럽국가들도 자국 여행객들에게 샤름 엘셰이크를 오가는 여행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이집트 주재 한국대사관 및 일본도 교민과 여행객을 대상으로 시나이반도 방문 자제령을 내렸다.

한편 캐머런 총리는 이날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10분 간 전화 통화를 했다. 총리실은 푸틴 대통령이 "모든 나라는 조사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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