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디언은 5일(현지시간) 영국 정부가 10개월 여 전인 지난해 말부터 이집트 샤름 엘셰이크 공항과 인근 휴양지 리조트에 보안 전문가들을 배치해놨다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실 대변인은 이 같은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며, 이집트 정부는 다소 우려를 표하면서도 그간 영국 정부에 잘 협조해왔다고 밝혔다.
샤름 엘셰이크 공항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1년 전부터 공항의 보안 시스템이 느슨하다는 점을 포착하고 불만을 표시해왔다.
실제로 이 공항에서 출발했다가 변을 당한 러시아 여객기도 공항에 체류 중 내부인 등에 의해 폭발물이 탑재됐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가디언에 "영국은 이 공항에서 보안검색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고 봤다"면서 "외부에 전신스캐너 등을 더 설치하거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했어야 했다"고 전했다.
캐머런 총리 측 대변인은 샤름 엘셰이크 공항의 수하물 검색 등 보안 시스템에 대한 우려 여부를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영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항을 요구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캐머런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이집트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 이와 관련해 "10개월 전 영국으로부터 샤름 엘셰이크 공항의 보안을 강화할 인력을 보내겠다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자국민 안전 문제를 고려한 방침이었던 점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또 "이집트는 이에 협력했고, 지금도 샤름 엘셰이크 공항 뿐만 아니라 모든 공항에 대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하고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도 전했다.
앞서 영국 정부가 샤름 엘셰이크를 오가는 항공기 운항을 전면 취소한 데 대해 이집트 외무장관이 "성급하고 부적절한 결정"이라고 비판한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반응이다.
캐머런 총리는 이에 대해 "이집트 관광업에 어떠한 부정적인 영향도 없게 할 것이며, 빠른 시일 내에 여행 제한도 풀 수 있게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현재 샤름 엘셰이크를 통과할 예정이었던 유럽행 항공편은 현재 대다수 취소 또는 지연된 상태다.
독일은 루프트한자 운항이 전면 중단되는 등 자국 항공사의 시나이반도 운항을 잇따라 제한하고 있다. 프랑스와 벨기에 등 다수 유럽국가들도 자국 여행객들에게 샤름 엘셰이크를 오가는 여행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이집트 주재 한국대사관 및 일본도 교민과 여행객을 대상으로 시나이반도 방문 자제령을 내렸다.
한편 캐머런 총리는 이날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10분 간 전화 통화를 했다. 총리실은 푸틴 대통령이 "모든 나라는 조사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