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과 같았다' 불펜 희망 안겨준 정대현

쿠바 간판 타자 율리에스키 구리엘은 2일 한국에 들어오면서 정대현(롯데) 이야기를 꺼내자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7년 전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 3-2로 앞선 1사 만루에서 류현진(LA 다저스)에게 마운드를 넘겨 받은 정대현은 구리엘을 유격수-2루수-1루수로 연결되는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매조지었다. 구리엘에게는 악몽의 순간이었다.

구리엘은 "7년 전을 잊지 못한다. 결승전 병살타를 치고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한국과 다시 만날 날을 기다려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대현은 이번에도 철벽이었다.

정대현은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5 서울 슈퍼시리즈' 쿠바와 2차전에서 1-3으로 뒤진 8회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냈다. 야시엘 산토야와 유리스벨 그라시알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프랑크 모레혼도 3루 플라이로 잡았다.

구리엘과 맞대결은 없었다. 하지만 구리엘은 쿠바 타자들이 삼진으로 돌아서자 더그아웃에서 미소를 지었다. 정대현을 인정한다는 듯한 웃음이었다.

사실 정대현은 올해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롯데 이적 후 계속 부진했다. 2013년 평균자책점 3.33, 2014년 4.07에 그쳤다. 올해는 부상으로 경기 출전 자체가 19경기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정대현은 여전히 강력한 투수였다.

132km의 속구는 단 하나만 던졌고, 커브 7개로 쿠바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가뜩이나 불펜이 불안한 한국 대표팀에게 정대현의 호투는 희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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