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내년부터 우대수수료를 1.5%에서 0.8%로 인하하자 카드사가 밴(VAN) 업체와 수수료 협상에서 수수료율 인하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밴사는 가맹점으로부터 신용카드 사용자가 서명한 전표를 수거하는등 가맹점과 카드사를 연결해주는 부가통신산업자로, 카드사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주요 수입원이다.
나이스정보통신, 한국정보통신, 한국사이버결제 등이 대표적인 밴 업체로 이들은 카드 결제건당 130원 전후의 수수료를 카드사들로부터 받아왔다.
카드사와 밴사간의 수수료 인하를 둘러싼 줄다리기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었다.
특히 소액결제가 늘어나면서 밴사 수수료를 지급하면 카드사가 손해를 보는 일이 잦아지는데다 삼성페이의 지문인식 기능 탑재 등 사용자의 본인확인에 전표 수거의 번거로움이 줄어들면서 카드사들의 수수료 인하 요구는 계속됐다.
이런 상황에 금융당국이 우대수수료율을 예상보다 훨씬 큰 폭으로 내리자 밴사에 대한 카드사들의 압박은 더욱 거세지게 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와 BC카드는 이미 밴사들과 수수료 책정방식 변경 협상을 벌이고 있다.
카드사들은 지금까지 정액제(승인 한건당 수수료 책정)로 밴사에게 지급해왔던 수수료 책정방식을 정률제(결제 금액에 비례해 수수료 책정)로 바꾸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 협상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은 내년부터 우대수수료율 인하로 년간 6천700억원의 수익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밴사 수수료 역시 최대 30%정도의 인하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밴사 수수료가 30% 인하될 경우 3천억 원 가량 비용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졸지에 수입이 줄게된 밴사들의 강력하게 반발할 수 밖에 없다.
밴 업계에서는 업계 전체 손실이 4천억원 이상이 될 수도 있다며 카드사들이 수수료율 인하의 부담을 영세업체인 밴사들에게 떠넘기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KB국민카드와 BC카드를 시작으로 올해 안으로 각 카드사들과 밴사간의 수수료 협상이 줄이을 예정이어서 수수료율 인하를 둘러싼 업체간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