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인터넷 한 사이트에 '부산 모 아파트의 갑질'이라는 제목으로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에는 나이 든 경비원이 여고생과 직장인으로 보이는 남성에게 깍듯하게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장면이 담겼다.
글쓴이는 "두 달 전부터 출근길 아파트 지하 2층 지하철 연결통로에서 경비원 할아버지들이 주민들에게 인사를 시작했다"며 사진을 설명했다.
글쓴이는 또 "몇몇 아주머니들이 아파트 대표회의에서 '다른 아파트는 출근시간에 경비가 서서 인사하던데 왜 우리는 시키지 않느냐'고 불만을 제기해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조회수가 6만건이 넘었고 다른 온라인 게시판과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퍼지며 '갑질 논란'으로 번졌다.
다수의 해당 아파트 주민에게 확인한 결과 경비원들의 인사는 실제 두 달 전부터 이뤄지고 있었다.
두 달 전 이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안건으로 지하 2층 도시철도를 바로 탈 수 있는 출구를 출근길 1시간(7시30분∼8시30분) 동안 보안 카드를 찍지 않고 출입할 수 있게 하자는 안건이 올라왔고, 동 대표자들이 찬성하면서 문을 개방했다.
그러면서 외부인을 출입을 막기 위해 전체 경비원 13명 가운데 보안요원 역할을 할 8명의 순번을 정해 입구를 지키게 했다.
입주자 대표는 이번 논란에 대해 "주민들과 서먹해하지 말라는 취지에서 보안요원들에게 '인사를 잘해 달라'고 당부를 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입주자 대표는 "보안요원 중 허리를 숙이시는 3∼4분을 제외하고는 '반갑습니다'며 구두로 인사하거나 경례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사진에 찍히신 분은 50대 경비원인데 평소에도 허리를 숙이는 깍듯한 태도로 유명한 분이다"고 덧붙였다.
입주자 대표 측은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사과문을 내고 인사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주자 대표의 해명과는 달리 이 아파트 주민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들은 "인사 강요가 공식안건이 맞다"며 다른 주장을 하기도 해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아파트 갑질이 도를 넘었다",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경비원에게 인사를 하라 마라 하느냐"라며 의견을 내거나 "정확한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녀사냥은 적절하지 않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