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성수용 (금융감독원 서민금융감독국 팀장)
“연루된 사건이 있어서 몇 가지 확인차 연락 드렸습니다. 김호철이라고 아시는 분입니까? 저희쪽에서 얼마 전에 김호철로 인한 금융범죄사기단을 검거를 했는데요. 명의로 된 농협 통장이랑 하나은행 통장이 불법 통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을 저희쪽에서 압수를 해서 연락을 드린 겁니다.”
◇ 김현정> 방금 들려드린 이 목소리는, 실제 보이스피싱범의 목소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올 7월부터 온라인상에 ‘그 놈 목소리’라는 체험관을 마련해서 실제 보이스피싱 공개하는 사례중 하납니다. ‘그 놈 목소리’를 공개한 이후에 보이스피싱 피해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해서 화제입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금융감독원 서민금융감독국의 성수용 팀장 연결해서 자세한 얘기 좀 들어보죠. 팀장님, 안녕하세요.
◆ 성수용> 안녕하세요.
◇ 김현정> 조금 전 들은 음원에서 또박또박 말하던 그 사람이 보이스피싱범이에요?
◆ 성수용> 그렇습니다. 실제 사기범입니다.
◇ 김현정> 이런 식으로 공개를 했더니, 정말 피해금액이 줄던가요?
◆ 성수용> 네. ‘그 놈 목소리’ 공개 후 보이스피싱 월평균 피해액이 올해 상반기에는 261억원이었는데요. 7월에서 10월 사이에는 154억원으로 약 41% 감소했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실제 보이스피싱범 목소리를 간접 체험하는 걸 통해 사람들이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기 때문에 예방에 도움이 된단 말씀이신데. 이 실제 통화음원은 어떻게 모으신 겁니까?
◆ 성수용> 전화를 받으시다가 ‘아 이거 보이스피싱이다’라고 눈치를 채시고 녹음을 직접 하신 걸, 저희 보이스피싱 지킴이 홈페이지를 통해 녹음파일을 보내주신 것을 모은 겁니다.
◇ 김현정> 요즘은 휴대폰마다 녹음 기능이 쉽게 있으니 전화받고 ‘이상하다..’ 싶은 분들이 바로 녹음해서 제보를 주신거네요. 말하자면.
◆ 성수용> 그렇습니다.
◇ 김현정> 들어보시니까 정말 팀장님 같은 전문가가 들어도 ‘야, 이 정도면 정말 속을 수밖에 없겠구나.’ 싶은 이런 감쪽 같은 경우들도 있던가요?
◆ 성수용> 네, 그렇습니다. 사기범들이 아주 친절하게, 마치 심각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처럼 이야기를 합니다. 악마가 천사의 목소리로 위장한 것이 보이스피싱입니다.
◇ 김현정> 악마가 천사의 목소리로 위장한 게 보이스피싱이다? 그러니까 그냥 자칫하면 정말 천사로 오해할 상황인가요?
◆ 성수용> 네, 그렇습니다. 도와주는 사람으로 느끼죠.
◇ 김현정> 그러면 아직 그 놈 목소리 체험관에 가서 간접체험을 하기는 어려운 분들을 위해, 오늘 방송에서 악마가 천사의 목소리를 위장한 것 같은 실제 보이스피싱 목소리 사례를 하나 들어보면 어떨까요, 직접.
◆ 성수용>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저희가 준비했습니다. 들어보시죠.
◇ 김현정> 팀장님.
◆ 성수용> 네.
◇ 김현정> 지금 이 또박또박 아나운서처럼 정확한 목소리로 말하는 남자가 보이스피싱범이에요?
◆ 성수용> 네, 그렇습니다. 이 사람이 이제 자기가 현재 당신이 조사 중에 있으니까 당신이 더 위험에 빠질 수 있으니까 이야기를 하지 말라. 그러면서 그 사람들하고 외부를 차단시키려고 하는 겁니다.
◇ 김현정> 이 전화가 왔다는 것을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고 통장을 어떻게 해라 이런 식으로.
◆ 성수용> 네, 그렇죠. 어디로 돈을 보내라든지. 금융정보를 어디에 입력하라든지 이 다음 단계는 그렇게 되겠죠.
◇ 김현정> 이 다음에 들려주실 파일은 어떤거죠?
◆ 성수용> 조선족 말투로 걸려오는 보이스피싱입니다. 사실 조선족 말투는 2006년도부터 2011년도 사이에 많이 유행을 했고요. 최근에는 세련된 서울 말씨가 대부분이지만 들어보시죠.
◆ 사기범(조선족 말투)> 홍콩으로 간 적이 있으십니까?
◆ 피해자> 간 적 없는데요.
◆ 사기범(조선족 말투)> 전혀 없으시다?
◆ 피해자> 해외를 나가신 적이 없는데.
◆ 사기범(조선족 말투)> 실제로 분실을 하셨다고 나왔는데, 도난 당한 적이 있으신 거예요?
◆ 피해자> 아니요, 그런 적도 없는데요.
◆ 사기범(조선족 말투)> 본인이 한 게 아니라면 그 누군가가 명의도용을 해가지고요.
◆ 피해자> 은행에 가서 신고해야 되나요?
◆ 사기범(조선족 말투)> 일단 신고부터 하셔야 되는 게 맞지만 일단은 기관에서...
◇ 김현정> 우리가 개그프로에서 보던 그런 말투하고는 전혀 다른데요. 언뜻 들어서는 잘 모르겠는데요?
◆ 성수용> 그렇죠. 서울말로 흉내 내려고 많이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이렇게 보이스피싱의 실제 사례들이 대중들에게 공개가 된 후에 많은 분들이 전보다 훨씬 덜 속고 있다는 말씀인데. 그러다 보니까 보이스피싱인 걸 빠르게 눈치 챈 시민들의 대응방식도 점점 세련되고 여러 가지 다양한 방식들이 나오고 있다면서요? (웃음)
◆ 성수용> 그렇습니다. 호통을 치시는 분들도 있는 반면에, 더 이상 나쁜 짓하지 말라는 훈계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 김현정> 그러면 대응방식들의 다양한 사례를 좀 들으면서 가장 현명한 대응은 어떤 것인지 우리가 생각해보죠.
◆ 사기범(첫 번째 사례)> 수고하십니다. 본인과 관련된 명예도용 사건 때문에 저희가 사실확인차 연락 드린 거예요.
◆ 피해자> 제가 농협직원인데 어쩌죠?
◆ 사기범(첫 번째 사례)> 뭐라고요?
◆ 피해자> 제가 농협 직원인데요.
◆ 사기범(첫 번째 사례)> 알겠습니다.
◆ 사기범(두 번째 사례)> 저희가 사실여부 확인차 연락을 드렸습니다.
◆ 피해자(당당한 대응형)> 은행에 알아보면 되는 거죠.
◆ 사기범(두 번째 사례)> 알아보시고 전화주세요.
◆ 사기범(세 번째 사례)> 본인이 오시면 사건 내역에 대해서 아실 거고요.
◆ 피해자(화끈한 호통형)> 아니, 뭐라고 하지 말고 소환장을 보내요.
◆ 사기범(세 번째 사례)> 피해자 입증이라는 것을 꼭 받아주셔야 되는 상황입니다.
◆ 피해자(화끈한 호통형)> 아니, 정신차리시고 좋은 일 하셨으면 좋겠네요.
◆ 사기범(세 번째 사례)> 한국 가면 나 일 시켜줘요?
◆ 피해자(차분한 훈계형)> 한국에 언제 오시는데요?
◆ 사기범(세 번째 사례)> 언제 갈지 모르겠는데.
◆ 피해자(차분한 훈계형)> 빨리 오세요, 그냥.
◆ 사기범(세 번째 사례)> 알겠어요. 끊어요.
◇ 김현정> 정신 차리시고 이렇게 훈계를 하는 분도 계시고. 이런 아니, 이런 식으로 얘기하지 말고 소환장을 보내세요. 이렇게 대응하는 분도 계시네요. (웃음)
◆ 성수용> 네. 당당하게 대응도 하시고.
◇ 김현정> 보이스피싱범이 고백하듯, 서울 가면 취직시켜주시는 겁니까라고 농담하시는 분도 있고. (웃음) 좀 다양한 대응들이 있는데. 이런 전화를 받았을 때 가장 현명한 대응은 어떤 걸까요?
◆ 성수용> 저희들은 전화를 바로 끊으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화끈하게 호통치셔도 좋지만, 사기범들이 집주소를 알고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경우에 따라서는 피자 10판이라든지 중국 음식 10인분이 배달되는 2차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어요.
◇ 김현정> 실제로 그런 일이 있습니까?
◆ 성수용> 실제로 그런 일이 있습니다.
◇ 김현정> 보복하듯이 피자 10판, 짜장면 10그릇 보내주세요, 이런 식으로 주문을 해요?
◆ 성수용> 네, 그래서 실제로 배달이 돼가지고 마찰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 김현정> 별 일이 다 있네요. 여러분, 새겨들으셨죠? 훈계도 하지 마시고.
◆ 성수용> 그리고 만약에, 녹음을 하실 정도로 차분하게 대응하실 수 있다면 녹음 파일을 보이스피싱 지킴이에 올려주시면 홍보자료로 활용할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끝으로 우리 청취자들께 최신 유형의 보이스피싱 피하는 방법, 알려주신다면요?
◆ 성수용> 일단 대포통장, 명의도용, 금융 사건에 연루됐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전화를 걸어오면 이건 100%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하시고요.
◇ 김현정> 대포통장, 명의도용, 금융사건에 연루됐다는 말.
◆ 성수용> 네.
◇ 김현정> 여러분 오늘 소개해 드린 사례들을 잘 기억해 주시고요. 목소리가 어눌하다든지 말투가 조선족 말투를 쓴다든지 이래야만 보이스피싱이 아니라는 거 똑똑히 기억을 하셔야겠습니다. 금감원에서도 근절을 위해서 노력을 좀 더 해 주시고요.
◆ 성수용> 네, 그렇게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성수용> 감사합니다.
◇ 김현정> 화제의 인터뷰. 금감원의 화제의 체험관이랍니다. ‘그 놈 목소리’, 체험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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