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반합, 바른 사고 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 발표된 국정화 교과서 필진은 극우보수 성향.
- 역대 독재정권, 친일 세력 미화 우려 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5년 11월 4일 (수) 오후 7시 05분
■ 진 행 : 박명규 아나운서
■ 출 연 : 이이화 (역사학자, 前 서원대 석좌 교수)
◇ 박명규> 어제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최종적으로 확정하자 특히 학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베스트셀러 <한국사의 이야기>의 저자인 원로역사학자 이이화 선생님도 결코 승복할 수 없다며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이이화 선생님을 스튜디오로 직접 초대해서 아주 원론적인 질문들 하나하나 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학계에서는 이렇게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국정화 교과서가 어떤 폐단을 가져올 수 있을지 원로역사학자 이이화 선생님께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 이이화> 네, 안녕하세요.
◇ 박명규> 정부가 어제 역사교과서 국정 전환을 최종적으로 확정했습니다. 어제 황교안 국무총리는 대국민담화에서 ‘99.9%의 학교가 편향된 교과서를 선택하고 있다’ 이렇게 주장을 했습니다. 선생님 이 발언은 어떻게 보십니까?
◆ 이이화> 이 사실 자체부터 틀려요. 왜 그러냐 하면 99.9%라는 말은 현재 8종 고등학교 한국사교과서가 있어요. 그중에 1종이 교학사, 소위 뉴라이트라고 하는 사람들이 썼다는 그 책이에요. 그 채택률이 한 학교밖에 없어요. 그리고 그 나머지 검인정 통과된 7종류가 지금 현행 교과서로 채택되고 있어요. 그런데 이걸 가지고 얘기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상하잖아요. 교학사 교과서는 교육부에서 참 대단히 밀었어요. 정부에서도 밀고 또 그 필자들은 대통령하고도 가깝게 지내고 가서 사진도 찍고 얘기를 하고 그런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채택한 이것을 가지고 좌편향이라고까지 말을 하고 그리고 이 교육부 같은 데서나 일선 교장들이 교학사 교과서를 보급시키려고 엄청나게 노력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쪽에 물론 교사들 또 시민들, 학부형들이 반대한 적은 있어요. 그렇지만 그것과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약했습니다. 그래서 참 스스로 채택한 것을 가지고 좌편향 교과서가 99%다, 이렇게 말하니 참 황당합니다, 하여튼.
◇ 박명규> 일단 교학사 쪽에서 펴낸 교과서를 한 학교만 지금 선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걸 두고 얘기하는 거잖아요.
◆ 이이화> 그렇게 말하는 거예요.
◇ 박명규> 황 총리를 비롯해서 여당이나 정부에서는 ‘올바른’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자’ 이런 주장을 하는데 이것에 대해서 어떻게 보세요?
◆ 이이화> 이것도 이름이야 뭐 자기들 마음대로 붙일 수 있지만 ‘올바른’이라는 게 뭡니까, 도대체가? 이를 테면 한자로 말하면 정의다, 바르다 이렇게 얘기할 수가 있지만 이런 개념 자체가 엉뚱한 겁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여러 다양한 교과서가 있고 이런 주장이 있고 저런 주장도 있고 그것을 종합해서 우리가 가르치고 또 이해시키고 이러는 건데, 국정화 하나를 달랑 만들면서 그것을 ‘올바른’이라는 이름을 붙이니까 참 이상합니다, 하여튼.
◇ 박명규> 또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르치자’ 이렇게 주장하기도 합니다, 여당에서는.
◆ 이이화> 그렇죠.
◇ 박명규>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르치자’ 이 부분에 대해서 역사학자로서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이화> 이것도 역사의 어떤 기본 정의에 어긋나는 소리예요.
◇ 박명규> 어떤 부분이요?
◆ 이이화> 왜 그러냐면 자랑스러운 역사만 있는 건 아닙니다. 역사는 치욕의 역사도 있고 또 어떤 점에서는 아주 사람을 죽이거나 이런 나쁜 역사도 있고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는 무수한 침략을 받고 식민지배를 겪고 이랬어요. 독재정권도 겪고 그랬는데 이것을 얘기하면 마치 ‘자학사관이다’ 이렇게 말합니다. 스스로 학대하는 사관이다, 이렇게 말하면서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르친다는 것은 더 위험합니다. 왜 그러냐면 우리 민족만이 가장 위대하고 훌륭하고 우리만이 경제발전도 이룩하고 민주주의를 이룩했다 하는 식의 발상과 연결이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자랑스러운 역사보다는 오히려 바른 역사를 가르치자, 이렇게 말을 해야 하는데 이분들이 용어를 자꾸 이렇게 꼬여서 마치 민족우월주의 이런 식으로 얘기합니다. 그러면 김일성 유일사상과 큰 차이가 없는 거예요.
◇ 박명규> 그리고 아까 조금 전에 제가 질문 드렸던 올바른 역사교육,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자 이러면 좀 괜찮을까요?
◆ 이이화> 그건 괜찮을 것 같지만 굳이 그럴 필요 없어요.
◇ 박명규> 굳이 그럴 필요가 없으시다고요?
◆ 이이화> 진실의 역사를 가르치자든가 이렇게 얘기를 해야 되죠.
◇ 박명규> 정부에서는 아예 학생들을 위해서 홍보용 만화까지 지금 만들어놓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현행 역사교과서를 배운 학생들이 부모세대를 한심하다고 여기고 부끄러운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를 떠나고 싶어 한다, 이런 얘기들이 나옵니다.
◆ 이이화> 저도 봤어요. 봤는데 이렇게 표현하면 정말로 앞에서 말한 자학사관과 관련이 되는 문제입니다. 저는 이런 사람들을 만나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왜 이런 말을 썼는지 오히려 우리나라를 떠나고 싶다고 말한 사람들, 적어도 몇 십 년 전에. 이런 사람들 다 이승만이나 박정희 독재정권 아래에서 신음하던 사람들이거나 또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여기서 출세도 할 수 없고 그런 사람들이 떠나서 이민을 가서 거기에서 새로운 세계를 열어서 자기 발전을 도모한다든가 이런 건 있었어요. 그렇지만 이 교과서를 배워서 부모세대를 한심스럽게 여기거나 부끄러운 역사를 가진 나라이기 때문에 떠나고 싶다고 하는 말은 참으로 과장해도 보통 과장이 아닙니다. 이거야말로 오히려 우리 어린 세대들을 분열시키는 아주 나쁜 용어 선택이라고 봅니다.
◇ 박명규> 나쁜 어른들인데요. 지금 쭉 보면 ‘올바른’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고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르치자는 얘기를 하고 있고 홍보용 만화에서 나타나는 이런 내용들까지 보면 어떻게 보면 우리의 역사적인 치부를 감추자는 교육으로 지금 받아들여질 수 있거든요. 여기에 대한 부작용은 분명히 있을 거예요. 그렇죠, 교수님?
◆ 이이화> 그러니까 앞에서 간단히 얘기했지만 우리 민족만 우수한 게 아니에요. 다 민족이 자기 존재가치를 가지고 있고 또 어떤 점에서 서로 존중해 주고 더불어 살고 이런 것이 바른 역사교육일 텐데 잘못하면 치부라고 해서 우리가 지난 독재정권을 덮어두고, 조선시대에도 부정부패라든가 신분차별이라든가 여러 가지 오늘날 많이 고쳐진 것이 있어요. 이런 걸 다 감춰버리면 그러면 무슨 역사가 됩니까? 역사라는 것은 이런 것도 있고 저런 것도 있고 이것을 종합해서, 논리학으로 말하면 정이 있고 반이 있고 그래서 그걸 합하는 게 있어요. 통합이 있어요. 이렇게 이게 바른 사고이고 어떤 분석의 자질을 키운다든가 판단을 하게 한다든가 이렇게 해야 하는데 무조건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면 어떤 점에서는 논리적으로 성립될 수 없는 겁니다.
◇ 박명규> 그렇죠. 그런데 이런 식으로 역사교육을 하거나 또 지금 하고 있는 외국의 경우가 있을까요?
◆ 이이화>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지금 우리가 비근한 예로 국정을 하는 나라, 그것이 세계에 몇 나라밖에 없어요.
◇ 박명규> 국정 역사교과서를.
◆ 이이화> 네. 그런데 그것이 북한입니다. 누구보다도. 사회주의 국가를 지향하고 김일성 주체사상을 교육시키는 북한이에요. 북한은 뭡니까? 세계 모든 가치는 김일성 주체사상이 있다고 가르치는 거예요. 그리고 또 일본의 경우는 검인정이지만 적어도 일본 군국주의를 미화시키는 그런 흐름을 가지고 있어요. 다가 그런 게 아니에요. 후쇼사 교과서 일부가. 그러니까 일본은 그 다음 단계로 이렇게 얘기할 수 있고. 세번째로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종교적인 극단적인 종교, 국교를 가지고 있는 나라들, 종교의 자유가 없는 나라들이 있어요. 특히 이슬람권들. 이들은 국정화를 가지고 이슬람 종교에 대해서 철저하게 교육을 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에 국정으로 가면 그런 나라를 본받자는 것이냐? 물론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방법부터 그 내용을 담을 적에 그런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거예요. 검인정은 다양한 얘기를 가지고 그걸 인정을 하고 또 교육부에서 검정을 합니다. 이건 빼라, 이건 넣자. 이렇게 하는 것이 타당한데 왜 엉뚱하게 방향을 잘못 잡고 있느냐, 그 말이죠.
◇ 박명규> 답답해지는데요. 선생님 말씀 들으니까 더 답답해지는데. 그런데 사실 지금 국회로서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지금.
◆ 이이화> 없어요.
◇ 박명규> 그러면 국정교과서가 이제 발행되는 일만 남은 상황인데.
◆ 이이화> 그렇습니다.
◇ 박명규> 생각을 해 보면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될 것 같습니까?
◆ 이이화> 그러니까 앞에도 잠깐 얘기했지만 우리가 민주주의를 이룩한 나라예요. 민주주의를 이룩한 나라는 민주주의 방식에 의해서 진행을 해야 돼요. 그런데 이것을 국정이라는 것은 그런 방식이 아니잖아요, 전혀. 여러 가지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민주주의거든요. 그리고 두번째로 헌법에 분명히 헌법재판소에서 이렇게 얘기했어요. 국정으로 가면 마치 헌법정신에 어긋날 소지가 많다. 이것은 헌법학자들 전부 재판관들이 하는 얘기입니다. 그러기도 하고 우리는 사상,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헌법에 설명하고 있어요. 그러나 그런 것은 원론적인 문제이고 그 다음으로 얘기할 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역대 독재정권. 가령 이승만, 박정희를 미화하는 그런 쪽으로 갈 위험성이 다분히 있는 겁니다. 또 두번째는 친일파 세력들이 근대화 하는 주역이 되었다 한다든가 그런 논리가 있어요. 가령 예를 들면 일본이 우리나라 식민지 지배를 하면서 근대화하는 데 기여를 했다, 이렇게 말하면서 그중에 한 가지 예를 딱 들겠습니다. 공출이라는 것은 농민들이 쌀을 생산하면 자유 판매도 못하게 하고 가격도 마음대로 정하지 못하게 하고 일본의 완전히 통제 아래서 가격을 정하고 그 가격을 가지고 조선총독부에 사서 전부 항구를 통해서 일본 군인과 노동자의 식량을 위해서 실어 날랐어요. 이건 엄연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수출이라고 말을 합니다. 수출 개념은 이게 아니잖아요. 수출은 자유스럽게 남는 걸 내주고 그걸 외국에 팔고 이익을 남기고 이런 과정인데. 이것을 식민지 근대화론의 한 예로 들었어요. 앞으로 이런 교학사 교과서 같은 이런 내용이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전혀 없습니다. 왜 그러냐. 박근혜 대통령은 그 교과서를 극찬을 했어요. 대안교과서도 만들고 했었는데 거기에서 축사까지 하고. 이런 걸로 보아서 이 교육부나 국사편찬위원회 사람들이 눈치껏 잘 보고 있는데 지금, 지금도 거짓말을 계속 해요. 눈치를 서로 보고 있으면서. 그런 식으로 접근하지 말라는 법이 없어요. 벌써 오늘 두 사람 집필위원을 발표를 했는데 한 사람은 극우주의자입니다. 이름을 굳이 지적할 건 없지만 또 한 사람은 박정희 때부터 국정교과서에 필자로 참여한 사람이에요. 이런 선택만 봐도 벌써 자기네들이 공정하게 어쩌고 하는데 믿을 수가 없는 것이죠.
◇ 박명규> 여러 가지로 우려되는 것들이 많다는 말씀이신데,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는 ‘친일, 독재미화 교과서는 어떤 국민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런 만큼 절대로 그런 교과서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우려하는 것들에 대해서 이런 얘기를 지금 했거든요.
◆ 이이화> 그렇게 말하고 있어요. 그 사람만 그런 것이 아니라 국사편찬위원장도 그렇고 대통령도 그랬잖아요. 절대로, ‘내가 막을 것이다’ 이랬어요. 그러나 지금 보세요. 그 사람들이 말이 얼마나 다른가. 엊그제 아까 두 사람, 집필위원 임명하는데 그 사람들이 극우들이에요. 그리고 또 뿐만 아니라 지금 김무성 대표가 뭐라고 하냐면 김일성 사진은 3장이고 박정희 사진은 하나밖에 없다. 이게 좌편향되지 않았느냐 하는데. 김일성 사진은 그게 아니에요. 한국전 일으킬 테니까 군대를 보내 달라, 원조를 해 달라 이걸 하는 사진이에요. 단독 사진이 아니라고요. 또 김일성 사진이 들어갔을 때도 김일성 주체사상은 유일사상을 비판하는 글 속에 들어가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자꾸 접근을 하는 걸 보면 이것 한 가지만 봐도 우리가 알 만한 것인데 이렇게 되면 결국은 그들이 언제든지 교묘한 언사를 동원해서 언제는 독재자, 내가 독재했다,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니에요. 국가를 위해서 했다, 뭘 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지.
◇ 박명규> 그렇군요. 말씀해 주신 대로 오늘 발표된 필자로 확정이 된 두 분, 교수님들께서 우측 성향이 있는 분들이다라는 말씀을 해 주셨잖아요.
◆ 이이화> 우측 성향이 아니고 극우보수예요.
◇ 박명규> 극우보수.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집필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생각을 좀 생각을 바꿔보면 어차피 이미 국정화가 결정된 이상 좀 양식 있는 학자들이 참여해서 왜곡을 막는 것도 방법 아닐까라는 생각을.
◆ 이이화> 우리가 흔히 그렇게 말합니다. 더 나쁘기 전에 참여해서 조금이라도 좀 바른 방향으로 가면 어떻겠느냐 하지만 그건 다 헛소리입니다. 왜 그러냐 하면 그건 남이 베푸는 바닥에 가서 춤추는 꼴이에요. 그거 다 헛소리입니다. 말은 그럴 듯할 것 같지만 실제 들어가면 또 소수에다가 수정도 하고 계속 국편에서 수정하고 글쓴 그대로 내버려두질, 절대 그러지 않아요. 자기들 목적대로 만들어내는 것이죠. 오히려 이용만 당하고 아무런 성과가 없는 결과를 빚는 것은 뻔한 거예요. 그러니까 오히려 우리는 거기에 끼지 말고 절대로 우리가 그건 잘못됐다는 것을 끊임없이 목소리를 높이고 우리 시민, 학생, 연대를 해서 바른 길로 앞으로 나가야 된다는 원칙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거기에 필진에 끼는 자체가 벌써 패배주의에 빠질 결과를 빚는다, 그 말이죠.
◇ 박명규> 그래서 참여부터 하지 말아야 된다.
◆ 이이화> 그렇죠. 우리의 원칙이 있으니까 그 원칙을 찾아가야지, 그걸 적당하게 타협하면 결과는 아무런 효과도 없고 결과적으로 이용만 당하는 꼴이 되고 만다는 거예요.
◇ 박명규> 선생님은 승복하지 못하겠다는 이런 말씀을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지금 하셨는데.
◆ 이이화> 그랬습니다.
◇ 박명규> 앞으로 계속 반대운동을 하실 예정이죠?
◆ 이이화> 물론 할 겁니다. 그 운동은 방법은 여러 가지 있어요. 우리가 엊그제도 거리에 나서면서 나 같은 늙은이가 왜 나오냐 묻길래 내가 방안에서 컴퓨터나 두드리고 역사책이나 쓸 심정이 아니다. 너무나 엄중한 민주주의가 유린되고 민족사가 왜곡되는 이런 현실 속에서 그렇게 한가하게 있을 수 없어서 나왔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이것 맞는 말이에요. 앞으로도 이제 중요한 것은 근본적으로 왜곡된 것을 막기 위해서 내가 새로 쓰는 것보다 반대투쟁을 해야 되고 또 거기에 나가서 우리 젊은 전공연구자들이 많이 있어요. 정말로 민주주의 가치를 존중하고 민족의식을 가지고 있는 젊은 학자들이에요. 이들을 중심으로 해서 우리의 대안교과서를 낼 수 있어요. 그리고 역사교사들과 현장에 있는 그들과 연대를 해서 이것을 보급을 시키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방법도 있어요. 그것을 실제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정부에서 교육부에서 생각하는 건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에요, 이 문제가. 계속 지금 어떤 점에서 갈등이 일어나고 분란이 일어나고 있어요. 우리는 그 점에 있어서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이죠.
◇ 박명규> 정부가 그렇게 국정 역사교과서를 하겠다고 지금 서두르고 있는 의도가 그런 데 대한 저지를 위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나요?
◆ 이이화>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앞에도 얘기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그 동안 모든 것을 분석해 보면 제일 중요한 것은 5.16 쿠테타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든가 유신선포가 우리 경제발전에 토대를 만들어냈다든가 하는 데 있어요. 그리고 또 일부 뉴라이트 계통들은 친일파가 근대화세력이었다든가 또는 그들이 산업발전에 큰 공로를 끼쳤다. 이렇게 구도를 끌고 가려고 하는 것이고. 그러면 그와 반대로 목숨을 바쳐서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 해방을 위해서 통일을 지향해서 엄청난 노력을 했던 사람들. 김구, 김규식 이런 사람들 다 얘기할 수 있어요. 그다음 단계는 독재정권에 항거해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싸운 사람들, 엄청난 피를 흘렸잖아요. 6월 항쟁까지 왔잖아요. 그런데 이들을 완전히 뺀다, 이렇게까지는 안 하죠. 물론 김일성 북한의 교과서처럼 그렇게까지는 안 갈 겁니다마는 이것을 희석시키고 적당히 소외시키고 그러면서 아까 말한 그쪽 구도를 중심으로 가게 마련이라는 것이죠, 이게. 그러니까 그런 점에 있어서 우리가 교과서를 막아야 된다는 것이고 또 이건 헌법정신과도 어긋나요. 그리고 세계적인 시대정신에도 어긋나요. 모든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자유채택제로 가고 일본까지도 검인정제를 고수하고 있는데 심지어 베트남도 엊그제 우리나라 검인정제를 본받아서 국회에 통과됐어요. 검인정으로 바꾸기로, 국정에서. 이런 마당인데 왜 이걸 자꾸 우겨대요?
◇ 박명규>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학계에서 이렇게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서 반대하고 있는 이유. 또 국정교과서가 어떤 폐단을 가져올지 원로역사학자 이이화 선생님으로부터 들어봤습니다. 선생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이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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