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여객기 블랙박스서 '추락 전 조종실 혼란스런 소음'

"승무원들에게 갑작스럽고 예상치 못한 일 발생 가능성"

지난달 31일 이집트 시나이반도 북부에서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의 블랙박스 기록 조사 내용이 속속 나오고 있다.

4일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과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이집트와 러시아가 사고기에서 사고 당일 거둬들인 블랙박스를 예비 조사한 결과 여객기 추락 직전 조종실에서 비정상적 소음이 녹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사정을 아는 한 소식통은 여객기가 추락 직전 조종실에서 혼란스러운 소음이 녹음돼 있었다며 "이 음성 녹음으로 볼 때 승무원들에게 갑작스럽고 예상치 못한 일이 기내에서 벌어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소식통은 또 이번 혼란에 따른 결과로 "조종사들이 조난 신호를 보낼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사고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지기 4분 전까지의 상황은 정상적이었고 기장은 관제센터와 통상적 대화를 나눴으며 기내 이상 징후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사고기에서 수습한 일부 시신에서는 심한 화상 흔적이 발견됐다고 텔레그래프지가 이날 보도했다.

사고기에 탑승했던 224명 중 절반가량을 조사한 한 이집트인 의사는 다섯 구의 시신 가운데 약 한 구 꼴로 죽기 직전 심한 화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이는 비행 중에 기내에서 화재가 발생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텔레그래프지는 분석했다.

그러나 그 의사는 "화재가 난 이유를 명확하게 결론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사고기 운항 항공사인 코갈림아비아의 알렉산드르 스미르노프 코갈림아라비아 부사장은 전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기술적 결함과 조종사 쪽의 문제를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면서 "유일한 설명은 외부 충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집트 정부는 해당 여객기가 공중에서 분해됐음을 증명하는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며 해당 여객기가 기체 결함으로 추락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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