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웅 감독이 1라운드에 목표로 했던 성적은 3승3패. 딱 절반의 승률이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2년차 세터 노재욱이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안정을 찾은 덕분이다. 최태웅 감독은 “1라운드 성적은 만족스럽다. 3승3패를 예상했는데 기대 이상이다”라고 기뻐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2라운드의 첫 시작부터 꼬였다. 노재욱이 2라운드를 앞두고 자체 훈련 도중 고질적인 부상을 안고 있는 허리를 삐끗한 것. 큰 부상은 아니지만 당장 눈앞의 경기인 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2라운드 첫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태였다. 결국 노재욱은 삼성화재전에 경기장도 찾지 않고 휴식했다.
1라운드에 ‘스피드 배구’의 도입으로 쏠쏠하게 재미를 본 최태웅 감독은 포지션 변경을 통해 2라운드 전술 변화를 노렸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노재욱의 부상에 작전을 바꿨다. 매 라운드 상대의 허를 찌르는 승부수를 준비했던 최태웅 감독은 3라운드의 승부수였던 이승원 카드를 조기에 꺼낼 수밖에 없었다.
1라운드에 출전 기회가 적었던 이승원이었지만 시기가 문제였을 뿐 노재욱의 빈자리는 찾아볼 수 없었다.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를 3-0(26-24 25-23 25-21)으로 꺾었다. 현대캐피탈이 ‘라이벌’ 삼성화재를 정규리그에서 2경기 연속 3-0 셧아웃한 것은 2005년 V-리그가 출범한 이래 최초다.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에서 삼성화재를 상대로 67전 22승 45패를 기록 중이다. 이 가운데 최다 연승은 2006~2007시즌 4라운드부터 6라운드까지의 3연승. 하지만 이때도 현대캐피탈은 3-2 승리 후 3-1로 두 경기를 이겼다. 포스트시즌까지 범위를 확장해도 2005~2006시즌 챔피언결정 2, 3차전이 유일한 기록일 정도로 현대캐피탈이 삼성화재를 상대로 거둔 2경기 연속 3-0 승리는 진기록이다.
오레올(23득점)과 문성민(19득점)이 42득점을 합작했고, 박주형(6득점)도 최태웅 감독의 목표였던 15%의 공격 점유율을 달성하며 현대캐피탈의 2라운드 첫 경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삼성화재는 외국인 선수 괴르기 그로저가 양 팀 최다 29득점으로 제 몫을 했지만 국내 선수의 도움 부족에 2연패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