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작업이 정점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건희 그룹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경영권이 사실상 넘어가면서 그룹 리모델링작업은 반환점을 돌아 종착점을 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SDI 등 전기.전자계열사간 이합집산이 대미를 장식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한화그룹과의 화학부문 빅딜에 이어 그룹의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사업재편작업이 조만간 가시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사정에 정통한 업계관계자는 4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자는 세트와 부품 2개 부문으로 조직구조를 단순화시킬 것으로 안다”며 “스마트폰부문(IM)까지 포함 세트를 일원화한 뒤 IoT(사물인터넷)디바이스부문으로 가게되면 시너지효과를 낼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이 차세대 주력사업군으로 키우고 있는 전기자동차부문과 관련,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삼성SDI와 삼성전기의 합병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바이오시밀러 제조사인 삼성 바이오로직스가 내년 상반기 미국 증시(나스닥)에 상장돼 대규모 국제자본유치에 성공할 경우 삼성의 주력사업군은 전자(IT)와 전기자동차, 바이오 등 3개분야로 재편이 완성된다.
삼성그룹 고위관계자는 “기업의 사업조정은 늘 있어온 일이란 차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룹의 주력사업은 전자와 바이오, 금융 이렇게 보면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전자 관련 계열사간 재편은 이미 큰 틀이 짜여진 상태로 연말 대규모 인사 직전 윤곽이 드러나게될 것”이라며 “화학분야를 처분하고 핵심사업을 재조정하는 이면에는 그룹을 바이오사업과 전자(IoT솔루션), 전기차 등 3가지 영역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사업조정은 국내외적 사업환경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대응 조치의 성격이 짙고, 그룹의 대권이 3세 경영자에게 이양되는 것과 맞물려 규모가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매출 228조원, 영업이익 36조7천억원으로 최고조에 이른 뒤 2014년 매출 206조원, 영업이익 25조원으로 크게 줄었고 올해도 터닝포인트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내부에서는 스마트폰부문이 과거의 호실적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데 이견이 없고 이러한 현실인식의 연장선상에서 사업재편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사업조정의 핵심은 돈되고 성장가능성이 큰 분야로 집중해서 시너지를 극대화하자는 것. 이재용체제에서 올초 애플과의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애플 아이폰에 내장될 부품 납품을 늘린 것도 스마트폰 1위라는 명분보다는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실용적.전략적 선택의 하나로 해석됐다.
삼성은 그룹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고 지난 1년 사이 그룹의 화학부문을 4조 9천억원에 롯데.한화그룹에 매각했고 제일모직을 상장해(2014년11월) 지난 9월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성사시켰다.
지난달 29일에는 사상 최대규모인 11조3천억원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결정공표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자사주 매입소각이 국제 투자자들을 상대로 '바이오사업 띄우기'의 일환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1년동안 가열차게 진행된 구조조정은 끝단에 이르렀으며 남은 수순은 ▲삼성전자의 사업 세부조정 ▲중후장대사업인 삼성중공업과 엔지니어링 처리 ▲삼성SDS 등 네트웍사업 세팅 등이 남은 상태다.
올 연말 삼성전자의 사업재편이 마무리되고 이에 맞춰 대규모 인사가 단행되면 이재용체제 출범 공식화를 위한 터닦기는 마무리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