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선택한 외인은 안드레 스미스(198cm)였다. 스미스는 최근 러시아와 터키, 우루과이에서 활약한 빅맨으로 전자랜드의 고민인 골밑 열세를 해결할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다. 모 구단 관계자가 "정말 한국에 오는 게 맞느냐"고 할 정도로 최고 연봉 21만 달러(약 2억5000만 원)의 KBL 수준을 넘어선다는 평가까지 있었다.
다만 스미스에게는 결정적인 변수가 있었다. 바로 올해 초 오른 무릎 수술 전력이 있었던 것. 100% 회복이 덜 된 가운데 시즌을 맞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유도훈 감독과 전자랜드는 스미스의 완쾌를 믿었고, 모험을 걸었다.
그리고 개막한 '2015-2016 KCC 프로농구' 초반. 전자랜드는 4연승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스미스는 개막전인 부산 KT전에서 31점을 몰아넣는 등 더블더블급 활약을 이어갔다.
하지만 차츰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첫 5경기 평균 23점 9.6리바운드를 올렸던 스미스는 이후 5경기 11.4점 4.6리바운드로 경기력이 뚝 떨어졌다. 전자랜드도 4승1패로 시작했다가 이후 5경기는 1승4패로 완전히 뒤바뀌었다.
스미스는 골밑에서 다소 특이한 스텝과 점프 타이밍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한계가 있었다. 오른 무릎이 성치 않아 왼 무릎으로 주로 뛰다 과부하가 걸린 것. 결국 스미스는 10경기 만에 전력에서 이탈했고, 전자랜드는 허버트 힐(202.8cm)을 대체 선수로 데려와야 했다.
▲'스미스 도미노' 전자랜드, 수비 조직력 와해
그러면서 유도훈 감독의 시즌 구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3일 안양 KGC인삼공사와 홈 경기를 앞두고 유 감독은 "시즌 전에 생각했던 부분들이 어그러졌다"고 말했다.
이제 전자랜드는 기로에 놓였다. 스미스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느냐와 힐로 나머지 시즌을 치르느냐다. 선택이 어렵다. 스미스가 완전히 회복될지, 또 부상이 재발할지 미지수인 까닭이다.
유 감독은 "스미스가 다행히 수술까지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라"면서 "그러나 돌아와도 바로 경기에 뛰기에는 체력이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시 뛴다고 해도 무릎이라 또 언제 이상이 생길지 모른다"고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전자랜드는 조직력의 팀이다. 상대적으로 열세인 국내 선수들의 몸값과 명성, 개인 기량을 끈끈한 팀 워크와 투지로 상쇄한다. 한때 서장훈(은퇴), 문태종(고양 오리온) 등 스타급 선수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전체의 힘으로 5년 연속 PO 진출을 이뤘다. 지난 시즌에는 포웰을 중심으로 PO에서 뜨거운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감동을 줬다.
하지만 올 시즌은 그 조직력에 스미스라는 큰 구멍이 생겼다. 팀 전체가 헐거워졌다. 이런 가운데 3일 경기도 수비가 뚫리면서 시종일관 10점 차 이상 뒤진 채 76-85로 졌다. 2연패하면서 공동 7위로 떨어졌다.
유 감독은 "수비가 많이 무너지면서 선수들이 급해졌다"면서 "용병에 의한 도미노 현상이 온 것 같은데 빨리 팀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연 위기의 전자랜드가 어떤 해법을 찾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