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한국과 일본의 4강전 때 허구연 MBC 해설위원이 당시 일본 대표팀 좌익수 G.G 사토(37)의 어이없는 실수로 한국이 행운을 얻은 장면에 대해 했던 촌평이었다.
당시 G.G 사토는 한국이 4-2로 앞선 8회 2사 1루에서 고영민(두산)의 큼직한 좌중간 타구를 쫓아가다 놓치는 실책을 범했다. 그 사이 1루 주자 김동주(당시 두산)가 홈을 밟아 5-2까지 벌어졌다. 이승엽(삼성)의 결승 2점 홈런 이후 기운 승부의 추가 완전히 한국으로 넘어온 장면이었다.
고개를 숙였던 G.G 사토가 슬픔이 가득한 얼굴로 하늘을 쳐다보는 표정은 국내 팬들에게 깊게 각인돼 있다. 결국 이후 G.G 사토는 미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실수를 범했고, 일본은 노메달로 씁씁하게 귀국해야 했다.
7년여 세월이 지나 G.G 사토가 당시 실책의 원인에 대해 털어놨다. G.G 사토는 2일 테레비 아사히 계열의 한 프로그램에 출전해 베이징올림픽 실수 장면을 돌아봤다.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고 실책의 이유는 그럴 듯했다.
G.G 사토는 일단 "자신이 실전에 매우 약했다"고 자진납세하면서 또 "당시는 올스타전에서 눈에 띄기 위해 7월에 초점을 맞췄고, 대표팀 추가 소집으로 준비가 부족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올림픽에서는 원래 자리인 우익수가 아닌 좌익수로 기용된 것도 한 요인이었다.
무엇보다 소극적인 태도가 결정적이었다. 당시 고영민의 타구 때 G.G 사토는 "중견수 아오키 노리치카(샌프란시스코)가 잡지 않을까 생각했고 그래서 달려가면서 '아오키' 하고 소리쳤다"면서 "그러나 결국 내가 낙구 지점으로 갔고, 뛰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공을 떨어뜨린 이후에는 아무 기억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G.G 사토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을 잊지 않았다. 그는 오는 8일 한국과 프리미어12 개막전을 앞둔 일본 대표팀에게 "뜬공은 빠뜨리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전에 강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마이너스가 되는 말 대신 좋은 생각을 하고, 자신을 믿으며 극복해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