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춘천 우리은행은 비시즌 기간에 프로 팀들과 연습경기를 거의 하지 않았다. 주로 남자고등학교 농구부와 평가전을 치러 전력을 점검했다. 보통 프로 팀들은 서로 연습경기를 하면서 조직력을 강화하고 또 라이벌들의 전력도 엿본다. 우리은행에게는 그런 기회가 없었다.
이미 통합 3연패를 달성했고 4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우리은행에 대한 경계심이 그만큼 컸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은행은 나머지 5개 구단들이 제1의 타겟으로 삼는 팀이다. 위성우 감독은 느긋했다.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우리은행과 연습경기를 해본 팀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디펜딩 챔피언'의 전력을 모두가 궁금해했다.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리은행이 시즌 개막전에서 리그 4연패에 도전하겠다는 확실한 선전포고를 했다.
우리은행은 2일 경기도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시즌 첫 경기에서 용인 삼성생명을 63-51로 누르고 산뜻하게 스타트를 끊었다.
우리은행은 경기를 앞두고 걱정이 있었다. 감독부터 모든 것이 달라진 삼성생명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연습경기를 해본 적도 없었다. 우리은행 코칭스태프는 "상대가 어떤 농구를 하는지 알지 못해 조금은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의 팀 컬러는 모두가 알던 그대로였다. 그 자체로 충분했다. 패턴은 정교했고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 온 선수들은 톱니바퀴처럼 움직였다. 쉴 새 없이 스크린이 시도됐고 볼을 갖지 않은 선수들의 발은 멈추지 않았다. 수비 조직력 역시 탄탄했다.
우리은행은 1쿼터에서 약 7분 동안 삼성생명을 무득점으로 묶었다. 삼성생명은 7분 동안 야투 11개를 놓쳤고 4개의 실책을 범했다. 1쿼터를 14-8로 마친 우리은행은 2쿼터 첫 5분 동안 상대 득점을 2점으로 묶고 연속 13점을 올려 승기를 잡았다.
2쿼터부터 두자릿수 리드를 확보한 우리은행은 4쿼터 중반 해리스를 앞세운 삼성생명의 공세에 고전해 55-46으로 쫓겼다. 그러나 고비 때 터진 스트릭렌과 임영희의 득점으로 한숨을 돌렸다.
박혜진은 팀내 가장 많은 16점에 11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스트릭렌도 16점 12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반면, 삼성생명의 임근배 감독은 여자프로농구 사령탑 데뷔전 승리를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지난 시즌 홈 개막전에서도 우리은행에 패했던 삼성생명은 '레전드' 김계령의 은퇴식에 맞춰 작년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지만 끝내 초반 열세를 만회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