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뚜렷한 진전을 기대하긴 힘들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구속력이 없고 구체성도 떨어지는 합의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한일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올해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임을 염두에 두고 가능한 조기에 위안부 문제를 타결하기 위한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일본학과)는 “‘조기에’나 ‘가속화’ 등의 표현은 나왔지만 이는 사실상 양측 의견차가 심했다는 반증이며, 위안부 문제의 해법을 무기한 연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측에서 사실상 양보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외교적 수사 차원의 ‘립 서비스’만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양 교수는 “최소한 현재의 국장급 협의를 차관급 협의로 격상시키거나 연내 타결 등 시한을 못 박는 것 같은 뭔가 구체적인 방안이 나왔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리 측의 주도적인 노력으로 한중일 3국정상회의를 복원시킨 것 자체는 높이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철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은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협의를 해왔는데 이제 다시 가속화하자는 것은 지금껏 해온 것과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보다 구체적 해결 방안이 나왔어야 한다”며 “큰 성과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조세영 동서대 일본연구센터장은 “한일관계 전반을 볼 때 (이번 회담을 통해) 경색 국면에서 관리 국면으로 넘어간 것은 성과”라면서도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합의에 대해서는 평가를 유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