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교육부로 간 교육감들 "말 안통해 몸으로 표현하러 왔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2일 청와대 앞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행정예고기간이 끝나는 2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인 장휘국 광주시교육감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등 교육감 4명이 교육부와 청와대 앞에서 국정 교과서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장 교육감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내용 등이 담긴 A4용지 3장 분량의 건의서를 황우여 교육부 장관에게 전달했다.

장 교육감은 이날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세종시 교육부 청사 앞에서 안중근 의사의 손바닥이 그려진 그림과 함께 '21세기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한 가지 생각만 강요할 순 없습니다, 한국사 국정화 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또 다른 피켓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05년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였던 당시 기자회견에서 "역사에 관한 일은 국민과 역사학자의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경우든 역사에 관해 정권이 재단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역사를 다루겠다는 것은 정부가 정권의 입맛에 맞게 하겠다는 의심을 받게 되고 정권 바뀔 때마다 역사를 새로 써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고 말한 발언이 적혀 있었다.

최교진 세종특별자치시교육감도 장 교육감과 함께 1인 시위를 했다.

최 교육감은 '교육의 전문성, 자주성, 정치적 중립성 훼손하는 정치권력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을 반대합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서면서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해석과 시각이 존재해야 함은 물론 절차적 측면에서도 국민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앞에서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과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이 8시부터 1시간 30분가량 교대로 1인 시위를 벌였다.

이재정 교육감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대통령님! 교수들은 집필하지 않겠다, 교사들은 가르치지 않겠다, 학생들은 배우지 않겠다고 합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절대 안 됩니다'란 내용의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이 교육감은 "오늘이 국정 교과서 행정고시에 의견을 제시하는 마지막 날"이라며 "경기도 역사 교사들 중 91%가 넘는 교사들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고 있다, 말로 계속해서 반대의사를 표명했지만, 전달이 되지 않아 이렇게 몸으로 표현하기 위해 왔다"며 1인 시위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정화 자체가 반교육적이고 반민주적이다"며 "현장 교사나 교육감과 협의한 적도 없는 국정 교과서는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청연 교육감도 "올바름을 국가권력이 결정해줄 수 없다, 올바른 역사관을 갖기 위해서는 다양한 역사관을 수용해야 한다"며 교육부가 국정화 고시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날 교육부는 중학교 역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행정예고를 종료하고 오는 5일 교과서 국정화 안을 확정고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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