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 출산으로 집안의 경사를 맞은 뒤 잠든 손녀를 바라보며 ‘실실’ 웃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날렸다. 심지어 ‘초강력 긴장완화 및 분노억제제’라며 ‘손녀님보고 출근해야지’라고 할아버지가 됐지만 그 이상의 기쁨을 최대한 보상받았다는 모습도 보였다.
31일 프로야구 코리안시리즈에서는 삼성과의 5차전을 승리로 일찌감치 깔끔한 대미를 장식했다.
야구 승리 후 이날 저녁 그의 페북에는 “2001년 우승 때 아빠 따라 야구장에 왔던 소년이 다른 팀 우승을 매년 지켜보며 어른이 됐다”로 시작해 "엎드려 감사의 절을 올린다"라고 마무리하는 깊은 감사의 글을 띄웠다.
‘기뻐하기 앞서 죄송했다’며 최고의 기쁨을 팬들과 함께 하겠다는 글은 곧 바로 2일 월요일자 각 신문에 전면광고로 실렸다.
두산은 이미 겹경사에 이어 한 번 더 대박이 터지는 ‘3겹사’를 기대하고 있다. 바로 이달 중순 ‘면세점 대전’에서의 최종 승리를 고대하고 있다.
2013년 초반 재계에서 ‘3D1S' 기업 중 하나로 아주 힘들다는 소문이 파다했던 두산은 그 후 우려를 떨쳐버리고 보란 듯이 상황을 잠재우긴 했지만 여전히 우뚝 서지는 못하고 있다.
‘중후장대’ 업종에 치우친 두산에게 지금 필요한 건 면세점을 확보해 유통 쪽으로 활로를 내 치닫는 ‘스피드’다.
지금 면세점 전선은 롯데가 수성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와 두산의 치열한 싸움이 최고조에 달한 형국이다. 여기에 워커힐 면세점을 갖고 있는 SK가 이를 지킴과 동시에 추가 확보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사재 100억원을 쾌척하겠다며 ‘쩐의 전쟁’에 불을 당긴 것도 박 회장이다. 이에 질세라 5년 동안 총 1500억원의 상생기금을 조성하기로 한 신동빈 롯데 회장도 청년창업지원을 위한다며 똑같이 100억원 출연으로 응수했다.
동대문 상권의 부활을 선언하며 ‘두타’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두산의 뒷심이 야구만큼 뚝심을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결과 못지않게 끝까지 포기않고 최선을 다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늘 얘기해온 박 회장의 멘트는 면세점 전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두산이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을 세워 면세점 사업으로 들어오는 수입 10%를 재단에 적립해 동대문 상권을 살리겠다는 데 대해 상인들의 기대감은 적지 않다.
박 회장은 요즈음 면세점 전쟁으로 다른 후보들이 다급하게 내놓은 공약들이 ‘빌 공(空)’자 공약이 되지 않는지 잘 지켜보라는 말들을 주위에 자주 한다.
이달 중순이면 승자가 결정될 이번 면세점 전쟁은 박 회장으로서나 두산에게 올해 마지막 승부수를 던질 만한 큰 의미가 복합적으로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