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터 유광우의 선택은 괴르기 그로저였다. 당연했다. 그로저는 독일 출신으로 러시아 리그에서도 활약한 세계적인 라이트 공격수였다. 데뷔전이었던 현대캐피탈전에서는 17점에 그쳤지만, 우리카드전에서 42점, KB손해보험전에서 48점을 몰아쳤다.
하지만 너무 그로저에게만 의존한 것이 문제였다.
얀 스토크의 후위 공격과 최석기의 서브 득점으로 14-13까지 추격당한 상황. 그로저의 후위 공격이 아웃됐다. 듀스에서 다시 그로저의 후위 공격이 방신봉의 블로킹에 막혔다. 당연한 선택이지만, 너무 눈에 보이는 선택이었다. 그로저는 14-15에서 후위 공격을 성공시켰지만, 곧바로 다음 공격을 코트 바깥에 내리꽂았다. 또 16-17에서도 서재덕의 블로킹 벽에다가 스파이크를 때리며 주저앉았다.
삼성화재는 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한국전력과 홈 경기에서 2-3(25-18 22-25 25-15 16-25 16-18)로 졌다. 임도헌 감독 체제로 첫 시즌을 치르는 삼성화재는 2승4패(승점 6점)로 1라운드를 마쳤다. 한국전력은 3승3패(승점 8점)다.
그로저의 활약은 눈부셨다. 홀로 45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도 54.79%였다. 스토크와 전광인 쌍포를 사실상 홀로 상대했다.
결국 마지막에 힘이 달렸다. 마지막 5세트 공격점유율은 무려 85.7%였다. 당연히 한국전력도 그로저의 길목을 잘 차단했다. 그로저의 스파이크만 3개를 잡아냈다. 그로저의 5세트 공격성공률은 38.9%로 뚝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