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던진 코비, 텅 빈 골밑' NBA 레이커스의 굴욕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의 간판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는 샤킬 오닐을 제치고 NBA 통산 최다 야투 성공 부문 5위로 올라섰다. 의미있는 대기록. 그러나 브라이언트는 웃지 못했다.

LA 레이커스는 31일(한국시간) 2015-2016시즌 새크라멘토 킹스와의 원정경기에서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속공으로 33점을 내줬고 페인트존 실점은 무려 80점이었다. LA 레이커스는 114-132로 무릎을 꿇었다.

LA 레이커스의 바이런 스캇 감독은 경기 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지금껏 페인트존에서 80점을 넣는 팀을 본 적이 없다. 정말로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LA 레이커스의 수비는 형편 없었다. 먼저 새크라멘토는 수비 성공 후 어렵지 않게 속공 득점을 만들어냈다.


LA 레이커스의 공수 전환이 느렸고 수비 과정에서의 짜임새도 없었다. 공격시 선수들의 동선이 흐트러지면 수비 전환이 어렵기 마련이다. 누군가 슛을 던지면 다른 누군가는 상대의 역습에 대비해야 한다. 공격시 자연스럽게 그런 흐름이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LA 레이커스에게는 그런 모습이 없었다.

골밑은 텅 비었다. 새크라멘토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적극적으로 골밑을 공략했다.

경기 후 새크라멘토의 옴리 카스피는 "오늘의 론도는 예전의 론도였다"고 말했다. 새크라멘토의 포인트가드 라존 론도는 전성기 시절을 보는듯 했다. 야투 13개 중 9개를 성공시키며 21점을 올렸고 8개의 어시스트를 보탰다.

론도는 야투 9개 중 7개를 페인트존 안에서 성공시켰다. 골밑까지 파고든 뒤 상대 수비가 탄탄하지 않다는 것을 감지하는 순간 슛을 시도했다. 허를 찌르는 론도의 슛에 레이커스의 수비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드마커스 커즌스는 21점 1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톱에서 드리들로 골밑까지 전진한 뒤 슛을 성공시키는 장면이 끝없이 반복됐다. 심지어 데뷔 두 번째 경기 만에 선발 출전의 기회를 얻은 신인 센터 윌리 컬리-스타인마저 골밑에서 계속 득점을 쌓아갔다. 올해 신인드래프트 전체 6순위로 지명된 컬리-스타인은 17점 9리바운드 3블록슛을 올렸다.

반면, LA 레이커스의 공격에는 짜임새가 없었다. 스캇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전체 2순위 신인 포인트가드 디안젤로 러셀이 더 자주 공을 잡고 공격을 이끌어줘야 한다고 밝혔지만 팀은 개인기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으로 일관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이날 야투 12개 중 5개를 성공시켰다. 통산 1만1,334개의 야투를 넣어 샤킬 오닐(통산 1만1,330개)을 제치고 통산 야투 성공 부문 5위로 올라섰다.

◇NBA 통산 필드골 성공 순위

1. 카림 압둘자바 - 15,837개
2. 칼 말론 - 13,528개
3. 윌트 채임벌린 - 12,681개
4. 마이클 조던 - 12,192개
5. 코비 브라이언트 - 11,334개
5. 샤킬 오닐 - 11,330개

브라이언트의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목 부위가 좋지 않아 당일 오전 슛 연습 시간에 불참할 정도였다. 어찌된 이유인지 브라이언트는 경기 초반부터 3점슛 시도를 고집했다. 팀 공격이 워낙 답답했기에 또 초반부터 벌어진 점수차를 만회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브라이언트의 3점슛은 계속 림을 빗나갔고 점수차는 계속 벌어졌다.

브라이언트는 3점슛 8개를 던져 1개 성공에 그쳤다. 브라이언트는 2015-2016시즌 개막 후 2경기에서 무려 21개의 3점슛을 던졌다. 지난 시즌 MVP 스테판 커리가 던진 횟수와 같다. 브라이언트는 4개 성공에 그쳤다. 성공률은 19%. 반면, 커리는 9개를 성공시켜 42.9%의 성공률을 보였다.

LA 레이커스는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의 개막전에서 후반 16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111-112로 패한 데 이어 2연패 늪에 빠졌다. 브라이언트가 막판 8개의 슛을 모두 놓치면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한 경기다. 브라이언트의 부상 복귀와 젊은 선수들의 합류로 새로운 바람이 불기를 기대하는 LA 레이커스. 그러나 초반 행보가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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