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31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국시리즈(KS) 5차전에서도 2-13 패배를 안았다. 1차전 승리 뒤 내리 4연패, 우승 행진도 4연패에서 멈췄다.
지난 2011년 이후 4년 연속 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통산 10번째 우승(1985년 전, 후기 통합 우승) 대신 통산 10번째 준우승에 머물렀다. 2001년 이후 14년 만에 또 다시 정규리그 3위 두산에 우승컵을 내줘야 했다.
▲KS 직전 터진 도박 스캔들
당초 삼성의 5연패 가능성은 꽤 높아 보였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도 10개 구단 중 가장 안정된 전력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11년부터 정규리그 5연패를 이루면서 KS에도 직행했다.
올해 삼성은 팀 타율 1위(3할2리), 평균자책점(ERA) 3위(4.69)를 기록했다. ERA가 높았지만 사상 첫 선발 투수 5명 10승 기록을 세웠고, 홀드왕(37개) 안지만과 구원왕(33세이브) 임창용 등 뒷문도 든든했다. 또 사상 최초로 10명 타자가 100안타 이상을 때리는 기록까지 세웠다.
적수가 없어보였다. 정규리그 2위 NC, 3위 두산은 삼성에 5승11패로 절대 열세였다. 그나마 4, 5위 넥센과 SK가 삼성에 7승9패로 선전했으나 플레이오프(PO) 진출조차 실패했다.
이후 25일 KS 명단에 발표되면서 밝혀진 이들은 17승 투수 윤성환과 안지만, 임창용이었다. 각각 선발과 중간, 마무리의 기둥이었다. 이들 중 2명이 경찰 내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삼성은 모두 제외했다.
▲마운드 공백, 타선에까지 악영향
타격은 엄청났다. KS 1, 2차전 선발 후보인 윤성환과 필승 계투 안지만, 마무리 임창용의 공백은 컸다. 삼성이 자랑하는 '1+1' 선발은 언감생심이었다. 가장 구위가 좋다는 차우찬을 전천후로 쓸 수밖에 없었다.
만약 3인방이 있었다면 4연패 중 적어도 1, 2경기는 잡을 수 있었을 터였다. 2, 3차전에서 삼성은 +1 선발이 없어 장원삼, 클로이드로 밀어붙였다가 졌다. 만약 차우찬이 롱릴리프로 나섰다면 승부를 알 수 없는 경기였다.
지금까지 KS 4연패는 해태(현 KIA)가 1986년부터 1989년까지 이룬 바 있다. 이후 삼성이 지난해까지 4연패를 달성하며 타이 기록을 세웠다. 여기에 삼성은 정규리그까지 4년 연속 제패해 KS까지 첫 통합 4연패를 달성한 게 새롭게 추가됐다.
하지만 삼성은 전인미답의 KS 5연패까지는 이루지 못했다. 만약 올해까지 우승했다면 34년 KBO 리그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울 수 있었다. 류중일 감독이 말한 대로 "2010년대 최강팀"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삼성의 꿈은 그러나 씁쓸하게 무산됐다. 100% 대 100% 전력으로 맞붙은 게 아니라 밀릴 수밖에 없었다. 경기가 아닌 외적인 변수에 의해 좌절된 역사였다.
도박 스캔들로 인해 쓰이지 못한 삼성의 5연패는 또 한국 프로야구사의 다른 한 페이지로 기억될 부분으로 남았다. 본받아야 할 역사가 아니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얼룩진 교훈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