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이번 한국시리즈는 '차우찬 시리즈'다. 주축 투수 3인방이 빠진 가운데 류중일 감독은 차우찬을 전천후로 활용한다는 복안을 세웠다. 하지만 1차전 등판 이후 2~3차전은 팀이 지고 있는 바람에 등판조차 못했다.
1승2패로 몰린 4차전.
류중일 감독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 한국시리즈 4차전을 앞두고 "차우찬 카드는 아끼다가 뭐 된다고 나올 타이밍이 없었다"면서 "오늘은 승기를 잡으면 길게 갈 수도 있다. 알프레도 피가로의 구위가 어떨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차우찬을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차우찬도 호출만 기다리고 있다.
차우찬은 "어제도 속으로 나갔으면 했다. 1-2에서 나갔으면 했지만, 감독님도 생각하는 게 있으니까…. 오늘은 상황이 안 되도 나가야 할 것 같다"면서 "답답하기보다 아쉽다. 어떻게든 5회까지 이기고 있으면 나갈 텐데 될 듯 하면서 안 된다. 결국 타선이 풀어줘야 한다. 그리고 뒤에서 투수들이 막아주면 팀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4차전에서 차우찬이 마운드에 오를 경우는 두 가지다. 앞선 1~3차전은 이기고 있을 때로 한정됐지만, 4차전은 다르다. 지면 1승3패로 벼랑 끝에 몰린다. 선발 피가로가 일찍 무너질 경우, 또는 승기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할 경우 일찍 차우찬이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차우찬은 "뒤는 생각 안 하려고 한다"면서 "그 상황만 생각하고, '잘 되겠지'라며 좋은 생각만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차우찬에게 관심이 쏠려있지만, 차우찬은 담담하다. 팀에 좋은 컨디션을 가진 투수들이 많다는 이유다. 특히나 1~3차전 내내 부진했던 룸메이트 심창민도 "이제 감을 잡지 않았을까"라고 기대하고 있다.
차우찬은 "컨디션 좋은 투수가 많다. 다만 풀 시즌을 뛴 선수가 없어 나를 주목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심창민도 본인이 가장 답답할 것이다. 자신감도 떨어졌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1차전은 못 해도 이겼고, 2~3차전은 지고 있었다. 괜찮다.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코칭스태프에 '어떤 상황에서라도 나가겠다'고 말했다"면서 "초반 점수를 내고 지켰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