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난입…아수라장 된 역사학대회

거친 몸싸움에 고성과 막말 오가

역사학계의 가장 큰 행사인 '전국역사학대회'가 보수시민단체들이 난입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국정화를 반대하는 역사학자들과 찬성하는 시민단체 회원 간 막말과 고성이 오가며 거친 몸싸움도 벌어졌다.

30일 서울대학교 문화관에서 열린 제 58회 전국역사학대회 오전 세션이 끝나자 마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20여명(경찰 추산)이 '역사교육 망친 자들이 올바른 교과서를 반대해?’ ‘교육망친 주범, 좌편향교수들 학부모가 용서않는다!’는 내용의 손피켓을 들고 일어나 "국정화를 지지한다"며 구호를 외쳤다.

역사학대회 측이 이를 제지하며 퇴장시키려 하자 이들은 '막말'을 쏟아내며 거칠게 항의했다.


3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문화관에서 열린 제58회 전국역사학대회 오전 순서를 마치고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주최측과 몸싸움을 벌이던 보수단체 회원 여성 1명이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이들은 역사학대회에 참여해 역사교과서의 국정화에 반대하는 성명을 낸 역사학자들을 "반역자" "지적 장애인"으로 몰아붙이며, "나라 망치는 일"을 하고 "국가 반역자를 가장 많이 길러낸 서울대를 폐교하고 재설립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쏟아냈다.

이에 아랑곳 않고 양호환 한국역사학대회장은 문화관 앞에서 예정대로 28개 학회의 국정화 반대 공동성명서 발표를 강행했다.

양 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국정화 행정예고 조치 즉각 철회와 모든 역사학자들의 국정교과서 제작 불참을 촉구했다.

그는 "오직 하나의 역사, 하나의 해석만 가르치는 국정 교과서로는 민주적 시민은 물론 세계화 시대를 짊어질 창의적, 비판적 미래 세대를 키워내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앞서 오전 10시쯤 서울대 정문에서 고엽제전우회와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등 보수단체 400명(경찰 추산)은 집회를 열고 역사학대회에 참석하는 역사학 교수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윤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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