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인천은 31일 낮 1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5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에서 격돌한다. 적지에서 울산 현대를 꺾은 서울은 연장 끝에 전남 드래곤즈를 제압한 인천을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결승에 오른 서울은 전신인 안양 LG 치타스의 1998년 우승 이후 무려 17년 만의 FA컵 우승 트로피에 도전한다. 특히 지난해 성남FC에 승부차기 끝에 덜미를 잡히는 아쉬움을 맛본 만큼 우승에 대한 간절함은 더욱 커졌다.
여기에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하는 수비수 차두리에 마지막 선물을 하겠다는 최용수 감독과 선수들의 각오가 남다르다. 차두리는 2013년 서울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했다. 유럽에서만 10년 넘게 활약했던 만큼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K리그에서 불태운다는 각오였다.
차두리는 3년 동안 서울의 오른쪽 측면 수비를 든든하게 지킨 것은 물론, K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아쉬움은 있다. 서울은 2012년 K리그 정상에 오른 이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2013년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14년에는 FA컵 준우승으로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더욱이 인천과 FA컵은 차두리가 서울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는 마지막 홈 경기라는 점에서 승리와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겠다는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아쉬운 실패로 끝났던 지난해 결승의 아쉬움을 두 번 다시는 맛보지 않겠다는 분명한 의지는 덤이다.
무려 9년의 코치 생활을 거쳐 올해 처음으로 감독직을 맡은 김도훈 감독의 인천은 결승 진출 그 자체만으로도 감격스럽다. 거듭된 재정난에 올 시즌은 감독 선임 과정마저 매끄럽지 않았던 인천이지만 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FA컵에서는 2004년 창단 이후 첫 우승까지 도전한다.
인천은 그동안 서울만 만나면 작아졌다. 역대전적은 7승14무15패로 올 시즌에도 1무2패를 기록했다. 두 차례 패배 모두 서울 원정에서 기록했다. 여기에 서울에서 이적한 미드필더 김동석과 임대 신분의 미드필더 김원식이 결승전에 나서지 못한다는 점도 큰 타격이다.
하지만 2015년의 인천은 2014년의 성남처럼 서울을 꺾고 창단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는 각오다. 2016년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도 김도훈 감독과 선수들에게는 더욱 우승을 간절하게 하는 이유다.
김도훈 감독은 FA컵에서 우승할 경우 팬이 원하는 막춤까지 추겠다는 공약을 내걸 정도로 우승에 강력한 의지를 선보였다. 물론 최용수 감독 역시 “안방에서의 두 번 실패는 팬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지난해 준우승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