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퀄리티 스타트 75회를 기록하며 10개 구단 선발진 가운데 가장 많은 퀄리티 스타트를 찍었다. 이닝도 850이닝으로 압도적 1위였다.
그만큼 선발진은 삼성의 힘이었다.
두산도 만만치 않았다. 더스틴 니퍼트가 부상을 당하고, 유네스키 마야가 방출되고 앤서니 스와잭이 영입되는 동안 국내 투수들이 힘을 냈다. 유희관(18승5패), 장원준(12승12패)가 로테이션을 지켰고, 허준혁, 진야곱, 이현호 등이 깜짝 활약을 펼쳤다.
선발 평균자책점 4.78로 4위. 4.72를 기록한 삼성과 큰 차이가 없었다.
팽팽한 선발 승부가 예상됐지만, 엉뚱한 곳에서 구멍이 났다. 삼성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성환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홀드왕 안지만과 구원왕 임창용 역시 엔트리에서 빠졌다. 덕분에 탈삼진왕 차우찬을 전천후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삼성 선발진이 한국시리즈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주축 3인방 공백 탓에 차우찬을 '+1' 선발로 쓸 수 없는 상황에서 선발마저 무너지자 1승2패로 몰렸다.
1차전은 9-8로 역전승을 거뒀지만, 선발 피가로가 3⅓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2차전은 장원삼이 5회에만 4점을 내주는 등 6이닝 4실점에 그쳤다. 3차전에서는 클로이드가 5이닝 3실점으로 두산 선발 장원준(7⅔이닝 1실점)에 졌다. 3경기 모두 선발 투수에서 밀렸다.
특히 이번 한국시리즈는 '차우찬 시리즈'로 불렸다. 주축 3인방의 공백을 전천후로 메울 카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우찬은 1차전 마무리 등판 후 휴식 중이다.
선발이 무너지면서 나올 기회 자체가 없어졌다.
한국시리즈 직행 팀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경기 감각이다. 타자도, 투수도 마찬가지다. 일단 1차전에서 한 번 던졌던 피가로가 4차전 선발로 나선다. 과연 삼성 선발진은 정규리그에서의 강력한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