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막아선 이대생들…"여성 말할 자격 없어"

"유신정권 시대가 돌아온 줄 알았다"

29일 캠퍼스에서 사복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이화여대 학생들(사진=이대 학생 제공)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이 29일 학교를 찾은 박근혜 대통령을 저지하려다 사복 경찰에 막혀 일대 실랑이가 벌어졌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오후 3시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주최하는 제50회 전국여성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학교에 방문하자, 학생들이 이를 막고 나선 것.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앞서 오후 1시쯤 이 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박근혜 대통령 환영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모인 250여 명(경찰 추산 100여 명)의 학생들 중 일부는 '박근혜는 이대에 발도 붙이지 마라', '박근혜는 '여성'을 말할 자격 없다'고 쓰인 피켓을 들고 있었다.

이후 행사가 열리는 대강당으로 진입하려던 학생들은 300여 명의 사복 경찰과 경호원, 길목에 들어선 버스 차벽 등에 막혔다.

29일 사복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은 이화여대 학생들. 학생과 경찰이 뒤엉키며 일대 아수라장이 됐다. (사진=김광일 기자)
이 과정에서 학생과 경찰 등이 뒤엉키며 곳곳에서는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학생들은 "폭력경찰 물러가라", "어떻게 캠퍼스에 함부로 들어올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고, 일부 학생들은 오열했다.

총학생회장 손솔 학생은 "앞에 선 여경과 사복을 입은 의경까지 5~6줄의 경찰들이 캠퍼스에서 학생들의 길을 막았다"며 "유신정권 시대가 돌아온 줄 알았다"고 말했다.

한편, 후문으로 들어온 박 대통령은 오후 3시 30분쯤 일정을 마치고 학교를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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