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 선거에서 새누리당은 경남 고성군수를 포함한 15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곳, 무소속 후보는 7곳에서 당선됐다.
국회의원 선거가 단 한 곳도 없는 초미니 선거라고는 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둔 마지막 선거라는 점에서 여야 대표가 앞장서 총력전을 펼친 상황에서 받은 '성적표'여서 야당 내부에서 "선거 결과를 가볍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온다.
박지원 의원은 29일, "작은 선거라 변명하지 말고 큰 책임을 져야 한다"며 문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당은 선거를 위해서 존재하고 선거는 이겨야 한다"며 "적당하게 또 넘기면 다음 총선에서도 또 적당하게 패배한다"고 지적하며 "이 기회를 놓치면 정권교체도 물건너 간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 대표는 우리 당의 큰 자산이시고 대권가도의 길이 열려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지방 재·보선 참패는 또 한 번의 충격"이라며 "수도권 강세지역에서도 모조리 패배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지방선거라도 야당은 중앙당에서 체계적 지원을 해야 한다. 이것도 안 하면 대표는 왜 필요한가"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제가 지원 유세를 갔지만 전통 지지세력이 못 찍겠다는 말뿐이었고, 문 대표가 알았는지, 보고를 받았는지 의문"이라고 문 대표를 압박했다.
문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온 안철수 전 공동대표 역시 10· 28 재보선 참패에 대해 "당이 아직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 선거 결과였다"고 평가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안철수-이동섭 북콘서트'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 불리한 여건 속에서 치뤄진 선거"라면서도 "더 강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게 해준 결과라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지도부를 향해 "제가 혁신에 (대해) 10가지 구체적인 제안을 했다"면서 "그 중 하나가 선거들을 돌아보고 뭘 잘못했는지, 어떻게 하면 다음 선거 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지 살펴보자는 것 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그런 것들이 현재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한길 전 대표 역시 우려를 표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안 전 대표가 주도한 '야당의 혁신,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 참석 전 기자들을 만나 재보선 참패에 대해 "우리당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걱정이 더 깊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다만 당 일각에서 나오는 문 대표 책임론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