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왕차관 박영준, 포스코 인사 개입 확인

포스코 비리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 (사진=박종민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포스코그룹 정준양 전 회장의 선임에 개입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포스코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29일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이 전 의원을 불구속기소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지난 2008년 12월쯤 포스코그룹 회장 선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박태준 포스코그룹 명예회장을 직접 만났다.

박영준 전 차관도 2008년 11~12월 당시 유력한 회장 후보였던 윤석만 포스코 사장과 정준양 포스코건설 사장, 박태준 명예회장을 차례로 만나 후임 회장 선임을 논의했다.

박 전 차관은 이 과정에서 임기가 1년 남은 이구택 회장에게 사임하고 정준양 사장을 지지할 것으로 요구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이같은 과정을 거쳐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이 2009년 2월 포스코 이사회에 단독 회장 후보로 선정된 뒤 선임됐다고 설명했다.

박 전 차관은 당시 정두언 의원이 제기한 권력 사유화의 당사자로 지목돼 2008년 6월 청와대 비서관에서 물러난 민간인 신분이었으며 이듬해 1월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으로 복귀했다.

이처럼 민간인이었던 박 전 차관이 포스코 회장 선임에 관여된 인물을 잇따라 만나며 사실상 '면접'을 본 배경에는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이 있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이미 3년 전에도 박 전 차관의 포스코 회장 선임 개입 의혹을 내사해 사실 관계를 파악한 바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지난 2012년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수사를 벌이면서 박 전 차관이 박 명예회장과 정준양 윤석만 사장 등을 두루 만나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검찰은 인사에 개입할 당시 박 전 차관이 신분이 민간인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해 사법처리가 어렵다고 보고 내사를 더 진행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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