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소년 자러는 맞벌이로 바쁜 부모의 무관심 탓에 학교에서 항상 말썽을 부린다. 엄마의 임신으로 잡안일을 돌볼 필리핀 출신 가정부 테레사가 자러의 집에 오고, 자러는 어쩔 수 없이 테레사와 한 방을 쓰게 된다.
자러는 테레사의 모든 것이 못마땅하다. 고향에 자식을 두고 온 테레사는 그런 소년을 진심으로 대하고, 어느새 둘 사이 관계는 부모보다 더 가까워진다.
하지만 아빠가 실직하고 엄마까지 직장을 잃게 되자 자러와 테레사는 헤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다.
영화의 제목으로 쓰인 일로 일로는 필리핀의 지역명이다. 이 영화는 싱가포르 출신 안소니 첸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어린 시절 자신을 돌봐 줬던 필리핀 가정부에 대한 특별한 기억을 담은 자전적인 작품이다.
이어 "그때가 1997년이었다. 아시아금융 위기가 닥치면서 주변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도 난다. 나의 아버지도 해고됐다"며 "가장 잘 알고 있는 이야기를 데뷔작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싱가포르에 일하러 온 필리핀 출신 가정부 테레사다. 영화는 테레사와 그가 일하는 집의 소년이 가까워지는 과정을 그렸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투신자살하는 아파트 이웃, 주식 투자로 상당한 돈을 날리는 아버지 등 1990년대 싱가포르의 풍경도 함께 담았다.
첸 감독은 "싱가포르 인구의 80%가 중산층이다. 부모들이 일하느라 바빠서 아이를 돌보기 위해 외국인 가정부를 고용한다"며 "배경이 1990년대지만 최근 유럽경제 위기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보편적인 이야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