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 韓日 정상회담 가시화…실타래 풀 朴대통령 해법은

취임후 첫 공식회담…'과거사 진전·한일관계 개선' 두마리 토끼 잡아낼지 주목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내달 2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박 대통령이 양국간에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지 주목된다.

청와대는 지난 26일 일본측에 양국 정상회담을 내달 2일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고 발표했고, 일본 NHK 방송은 28일 우리측 제안대로 서울에서 한일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함에 따라 한일정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회담이 내달 2일로 공식 확정되면 두 정상이 정식으로 만나는 것은 양국의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3월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의 국장과 지난해 11월 베이징(北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에서 아베 총리와 만났으나, 환담을 나누는 데 그쳤다.

일본의 거듭된 과거사 도발 등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서 진척을 보지 못한 것이 양국 관계 개선의 걸림돌이 됐던 것이다.

특히 양국 정상회담이 2012년 5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 간의 회담 이후 끊겼다는 점을 감안하면 3년 반만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한일 정상회담은 양국관계 개선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한일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접어든 데에는 한일 관계를 진전시켜 나가겠다는 박 대통령의 구상이 반영돼있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은 미국 방문 당시인 지난 15일(현지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그 기회(한일중 정상회의)에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첫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한일중 3국 협력 체제를 복원하는 흐름 속에서 첫 한일 정상회의도 동시에 개최할 경우 동북아 역내 평화 및 안정을 주도하는 중견국으로서의 외교공간을 확보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일중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은 박 대통령이 미국 방문 당시 천명한 다양한 형태의 소(小)다자 협력을 실천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한일중 3국 정상회의에서는 북핵 문제가 포함된 3국 공동선언이 채택될 예정이어서 북한 문제에 대응하는 한미중 3각 협력으로 연결될 수 있고, 한일 정상회담은 미국이 그동안 강조해온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을 재차 확인시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다만, 박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첫 대좌를 했을 때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문제에서 아베 총리의 진전된 입장을 이끌어내야 하는 것은 숙제다.

박 대통령은 CSIS 연설에서도 "우리 국민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이 문제(일본군 위안부)도 어떤 진전이 있게 된다면 의미있는 정상회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일 정상회담 성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일각에선 한일간 조율을 거쳐 아베 총리가 진전된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양국 외교채널을 통한 지속적인 협의에도 불구하고, 일본군 위안부 해결 방안에 대한 양국간 입장차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첫 정상회담에서 구체적 성과가 도출되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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