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인출해 기다리세요" 금감원 사칭 보이스피싱 일당 적발

인출 지연 제도로 돈 찾기 어려워지자 직접 만나 돈 가로채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가짜 금융감독원 신분증과 명함을 이용해 피해자를 직접 만나 돈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사기 등의 혐의로 김모(23)씨를 구속하고 이모(2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금융감독원 직원을 행세하며, "계좌추적을 해야 한다"고 속여 지난달 9일부터 최근까지 3차례에 걸쳐 7천여만원을 가로채 중국 총책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9일 피해자 A씨에게 검찰청 검사를 사칭해 전화를 건 뒤 "대포통장 명의자로 확인됐으니 범죄와 무관함을 입증하려면 계좌의 돈을 모두 인출해 금감원 직원에게 돈을 건네라"고 지시했다.


3시간 뒤 서울 성북구에서 A씨를 만난 김씨 등은 가짜 금감원 신분증을 보여주며 A씨로부터 2천만 원을 가로채는 등 피해자 3명으로부터 모두 7천만 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 21일 결혼을 앞두고 웨딩 화보 촬영을 준비중이던 B씨에게도 전화를 걸어 카페에서 직접 만나 결혼 자금으로 준비했던 2천여만 원을 가로채려다 잠복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100만원 이상 ATM기 30분 지연 인출제도 때문에 피해금을 찾기 어려워지자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피해자들을 만나 명함과 신분증을 직접 보여주며 돈을 가로채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 외에 중국 총책의 지시를 받은 조직원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예금을 인출해 보관하라는 요구는 보이스피싱 사건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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