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 교수들, "우리는 바보되기를 거부했다"

"정부가 최고 지성인집단의 자존심 상처냈다"

순천대 교수들이 27일 총장 임명 찬반 투표 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고영호 기자)
순천대학교 교수들이 27일 신임 총장 임명 찬반 투표에서 88.8%의 압도적 반대 의견을 낸 것은 "바보되기를 거부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순천대의 한 보직 교수는 투표 결과에 대해 "정부가 1순위 후보를 제치고 뚜렷한 이유도 설명하지 않은 채 2순위 후보를 총장에 임명했는데도 가만히 있는다면 우리는 바보가 아니냐"며 "투표는 결국 우리가 바보되기를 거부한 것을 상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교수도 "총장 선거는 대학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도 참여했는데 2순위 임명은 지역사회 여론도 완전히 무시한 것으로 지역민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교수는 "단지 1순위인 정순관 교수와 2순위인 박진성 교수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며 "정순관 교수가 2순위였다 하더라도 반발이 심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수들 상당수는 이처럼 "투표 결과는 정부가 최고 지성인집단의 자존심을 짓밟은 데 대한 항거"로 규정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도 27일 기자회견에서 "시민사회에 총장 투표권을 부여해 참여했지만 비민주적 총장 임명에 의혹과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며 "정치적 이유로 대학을 통제하려 하는 시도가 우리시대에 관철돼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광주전남국립대학교 교수회연합회도 24일 성명서에서 "정부의 2순위 후보 총장 임명은 민주적 절차를 통한 대학과 지역사회의 자치적 결정을 일방적으로 무시한 부당한 처사"라며 "정부의 인사권 전횡과 부당한 재량권 남용을 강력 규탄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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