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 나서고 싶어도 그라운드에 설 수 없었다. 공을 던지는 왼손을 다쳤고, 타격도 어려웠다. 대주자 정도로 투입이 가능한 상태였다.
두산은 물론 정수빈에게도 아쉬운 부상이다.
정수빈은 NC와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3할5푼을 쳤고, 1차전에서도 부상 전까지 안타 2개를 때렸다. 정수빈도 "안 좋았을 때 다쳤더라면 그래도 괜찮을 텐데 좋은 상태라 더 아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태형 감독은 정수빈의 부상으로 엔트리를 대폭 변경했다. 1번 타자 자리에는 허경민이 올라섰고, 중견수 자리에는 우익수 민병헌이 옮겨왔다. 그리고 박건우가 2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두 명의 친구와 한 명의 선배가 정수빈의 공백을 메우려고 나섰다.
정수빈도 "경민이가 잘 하고 있어서 걱정은 안 한다"면서 "건우도 삼성 선발이 좌완이니 잘 할 것"이라고 친구들을 향한 믿음을 보냈다.
1번 타자로 변신한 허경민은 4타수 2안타 1타점의 변함 없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준플레이오프 2~3차전 이후 처음 선발로 나선 박건우도 4타수 1안타를 쳤다. 김태형 감독도 "박건우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때는 뭔가 자신이 없는 모습이었는데 오늘 보니까 좋다. 좋을 때 컨디션이 나오면서 박건우가 잘 해줄 것 같다"고 박건우를 칭찬했다.
정수빈의 장점은 역시 중견수 수비다. 폭넓은 수비를 앞세워 올해 10개 구단 중견수 중 두 번째로 많은 이닝(1090⅔이닝)을 소화했다. 그 공백은 우익수로 뛰던 선배 민병헌이 잘 메웠다. 민병헌은 실수 없이 중견수 임무를 수행했다.
민병헌은 "중견수 수비는 그냥 할 만 했다"면서 "일단 수빈이가 훨씬 수비를 잘 하는데 내가 중견수로 나가서 수빈이 못지 않게 열심히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정수빈은 이르면 3차전 출전도 가능하다. 김태형 감독은 "하루 쉬고 3차전을 앞두고 상태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연히 정수빈의 공백은 있다. 하지만 친구와 선배가 그 공백을 메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