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추일승 감독이 한 가지 놓친 사실이 있었다. 장내 아나운서가 경기 내내 강조했지만 선수들의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한 추일승 감독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교체되는 시점에서 헤인즈는 프로 통산 7000득점까지 단 1점 만을 남겨뒀다.
헤인즈는 종료 1분43초 전 다시 코트를 밟았다. 관중들이 열광했다. 헤인즈는 종료 48초를 남기고 골밑 득점을 성공시켜 이날 경기 33득점째이자 통산 7,001점째를 올렸다.
프로 선수로는 전체 9번째이자 외국인선수로는 조니 맥도웰에 이어 두 번째로 7000득점 고지를 밟았다.
추일승 감독은 헤인즈를 뺀 장면에 대해 "난 기록에 대해 몰랐다"고 웃으며 "이야기를 듣고 기왕이면 홈에서 기록을 세우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다시 투입했다"고 말했다.
헤인즈가 너무 잘해(?) 출전 기회가 많지 않은 조 잭슨으로서는 코트를 누빌 기회가 사라져 아쉬울 법도 했다. 추일승 감독은 "잭슨이 아쉬워 했다. 그런데 왜 헤인즈를 다시 투입하는지에 대해 설명하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다"고 말했다.
◇프로농구 통산 득점 순위 (*은 현역 선수)
1. 서장훈 - 13,231점
2. 추승균 - 10,019점
3. 문경은 - 9,347점
4. 김주성* - 9,238점
5. 주희정* - 8,266점
6. 우지원 - 7,348점
7. 김병철 - 7,229점
8. 조니 맥도웰 - 7,077점
9. 애런 헤인즈* - 7,001점
헤인즈도 기록을 몰랐다. 이미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추일승 감독이 자신을 호출하자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헤인즈는 "교체 투입되기 직전에 이현민과 김동욱이 기록까지 1점 남았다고 알려줬다. 그 때 알았다"며 "사실 안 들어가고 싶다고 감독께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감독의 지시를 따랐다. 나가서 모두가 내 득점을 만들어주려고 하니 나도 득점을 하고 싶었다. 홈 팬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헤인즈는 "많은 선수가 이룬 기록이 아니기 때문에 축복을 받은 것 같아 의미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 계속 나를 불러줬기 때문에 기록 달성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불러준 구단에게 감사드린다. 또 부상이 없었기에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또 내가 득점할 수 있는 위치에 세워준 각 팀의 감독님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