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션' 보고 연승 후유증 탈출한 고양 오리온

분위기 전환 성공…헤인즈, 맥도웰 이어 外人 2번째로 7000득점 돌파

화려한 공중 부양술(?)을 선보이고 있는 고양 오리온의 조 잭슨 (사진 제공/KBL)

2015-2016 KCC 프로농구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고양 오리온은 지난 24일 전주 KCC에게 패해 8연승 도전에 실패했다. 연승 후유증을 걱정한 추일승 감독은 빠르게 대처 방안을 찾았다. 선수단 전체를 소집했다. 오리온 선수단은 그날 밤 숙소 근처의 극장을 찾아 영화 한 편을 단체 관람했다.

홀로 갇힌 화성에서 탈출하려는 마크 위트니 박사의 처절한 생존기를 다룬 영화 '마션'을 봤다. 분위기 전환이 성공한 것일까. 오리온은 걱정했던 연승 후유증에 갇히지 않고 곧바로 탈출에 성공했다.

오리온은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의 홈 경기에서 91-69로 승리했다.

승승장구하던 팀의 기세가 한풀 꺾이면 곧바로 경기력이 저하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 두고 연승 후유증이라 한다. 오리온은 지난 KCC전에서 선두답지 않은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무너졌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분위기가 다운될 것 같아 KCC전이 끝나고 다같이 영화를 보기로 했다. 빨리 분위기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마침 (상무의) 최진수도 휴가를 나와 팀과 함께 했다. 굉장히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상대는 안드레 스미스의 부상 대체선수로 허버트 힐이 가세했고 더 나아가 지난 26일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경희대 출신의 스코어러 한희원을 영입한 전자랜드였다.


그러나 오리온의 기세가 한수위였다. 1쿼터에만 13점을 몰아넣은 애런 헤인즈의 활약으로 기선을 제압한 오리온은 2쿼터 주축 선수들의 고른 득점에 힘입어 51-36으로 크게 앞선 채 전반전을 마쳤다.

외국인선수 2명이 출전한 3쿼터에는 외국인선수의 변화가 있는 전자랜드보다 아무래도 조직력 면에서 유리한 오리온이 주도권을 잡았다. 일찌감치 승부가 결정됐다.

마치 마크 위트니 박사를 화성에서 데려오기 위해 머리를 싸맨 과학자들처럼 오리온 선수들은 힘을 뭉쳐 시즌 첫 연패 가능성을 지웠다. 헤인즈는 헤인즈다웠고 허일영의 외곽포는 초반부터 폭발했으며 김동욱과 이승현도 묵묵히 자기 역할을 했다. 조 잭슨은 2-3쿼터에 화려한 개인기를 뽐내며 고양 팬들을 열광케 했다.

헤인즈는 33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이로써 헤인즈는 프로 통산 7,001점을 기록해 전체 9번째이자 외국인선수로는 자니 맥도웰에 이어 두 번째로 7000득점 고지를 밟았다.

이승현은 11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해 시즌 두 번째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오리온은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13승2패를 기록해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전자랜드는 6승8패째를 기록했다. 힐은 23점 10리바운드를 올렸고 신인 한희원은 이렇다 할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야투 4개를 던져 모두 실패했고 자유투로 2점만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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