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화백 '미인도' 진위 논란 불거지나

국내 미술계 최대 위작 시비로 꼽히는 1991년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논란이 또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27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천경자 화백 유족의 기자 간담회에서 천 화백의 사위인 문범강 조지타운대 미술과 교수는 당시 위작 논란이 "화랑협회, 감정위원회, 국립현대미술관이라는 어마어마한 기관에서 한 개인을 누르는 것은 쉬운 일"임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미인도' 위작 논란은 1991년 4월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천경자의 작품에 대해 작가가 직접 위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문 교수는 이날 천 화백이 당시 "그 그림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가져오게 한 뒤 확인 결과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인도에서 사용한 동양화 물감을 단층 분석한 결과 천 화백 작품 재질과 맞다는 이유만으로 진품이라고 했는데, 같은 물감을 다른 사람도 사용할 수 있지 않느냐"며 "위작이라는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천 화백은 창작자의 증언을 무시한 채 가짜를 진품으로 오도하는 화단 풍토에선 창작행위 자체가 아무 의미가 없다며 붓을 놓겠다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당시 그림의 제작연도부터 소장경위 등을 추적해 진품이 틀림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1999년 위작 시비가 재연되자 미술관은 후속 조치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한국과학기술원에 작품 감정을 의뢰했고 한국화랑협회에서는 진품이라는 감정을 내렸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최근 "위작 논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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