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청장은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 뒤 정홍용 국방과학연구소장과 함께 청와대를 방문해 차기전투기(FX) 사업 결과와 KFX 사업 관련 사항을 보고했다.
미국 정부의 원천적 기술이전 거부 대상인 능동주사배열(AESA) 레이더 등 4대 핵심장비 개발 현황, 지난 4월 미국 정부가 이전 거부한 4대 핵심장비의 체계통합 기술의 확보 방안 등이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청 관계자는 “장 청장은 사업적 측면에서 보고를 실시했고, 정 소장은 기술 개발 측면에서 관련 보고를 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방사청은 그동안 2021년까지 AESA레이더 개발 등 4대 핵심장비 개발을 한국형 전투기 시제기 생산목표 시점(2025년)까지 완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체계통합 기술은 제3국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목표 시점까지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장 청장의 보고에 대한 대통령의 반응이 어떤 것이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대통령이 어떻게 입장을 정리하느냐에 따라 KFX 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도,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방사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기술이전 거부 관련 ‘늑장보고’가 논란을 일으키는 등 행정 절차상의 문제 탓에 관련자 문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한편 장 청장은 이날 오후 열린 국회 국방위 예산결산소위에 출석해 KFX 사업 등에 대해 여야 의원들에게 설명하고, 예산 편성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기획재정부는 방사청이 당초 제출한 내년도 KFX 사업 예산 1618억원을 670억원으로 대폭 삭감해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방사청 관계자는 “예산은 핵심기술 개발 지연이나,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의 계약 체결 연기 등을 감안해 조정됐다. 너무 많이 잡았다가 불용·이월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난해와 올해의 700억원대 이월액에 670억원을 합치면 빠듯하나마 초기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방위 소위에서는 기술개발 가능성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졌다. 그러나 KFX 사업 철회론까지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관계자는 “사업비를 합리적으로 줄이더라도 KFX 사업을 진행하는 게 맞지, 기술이전 문제를 이유로 사업을 포기까지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