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야당 의원들이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며 '민생우선', '국정교과서 반대'라고 적힌 인쇄물을 의석에 있는 모니터에 붙이고 침묵시위를 벌이면서 연설 시작 시간이 15분 지연되긴 했지만, 박 대통령이 오전 10시15분쯤 입장하자 우레 같은 박수소리가 국회 본회의장을 채웠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입장에 맞춰 일어나며 예의를 갖추면서도 박수는 치지 않았지만, 새누리당 의원들 기립박수로 박 대통령을 맞았다.
박 대통령이 42분 연설을 하는 동안 도중 박수는 53번 나왔고, 박 대통령의 국회 본회의장 입장과 퇴장 때 기립박수까지 포함하면 박 대통령은 모두 55번의 박수를 받았다. 박 대통령의 연설 47초에 한 번 꼴로 박수가 쏟아진 것이다.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환호한 이들은 여당 의원들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시정연설에는 이례적으로 많은 참관인들이 방청석을 메웠다. 참관인 75명은 국회 본회의장 뒷편에 마련된 방청석 3분의 2를 빼곡하게 채웠다. 이들은 누구일까.
국회 관계자는 "대통령 시정연설은 일반 방청은 허용이 안되는데, 주최 측(청와대)에서 참관인 방청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외교사절 등이 국회에서 연설을 할 때 이들이 요청한 초청 인사로 자리를 채운다"면서도 '대통령 시정연설에 외부인을 초청한 전례가 있냐'는 질문에는 "잘 기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초청한 인사 중 일부는 극우 인사로 분류되는 서정갑씨가 주도로 결성된 국민행동본부 회원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행동본부는 2001년 서씨의 주도로 결정됐는데 이들은 최근 "고영주 방송문화 진흥회 이사장의 노무현 전 대통령 평가는 정확하다"는 등의 강연과 성명서를 내는 등 극우 성향을 강하게 드러낸 단체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정당성을 호소하는 자리에 이례적으로 대규모 참관인을 초청하고, 특히 보수단체 인사들을 초청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국민들이 시정연설 장면만 보면 대통령이 국회의원들의 열렬한 지지 속에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의 의사를 관철한 것처럼 보이는데 80명에 가까운 방청인들이 박수로 박 대통령의 연설 분위기를 돋운 것은 알지 못할 것”이라며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참관인을 초청하고, 인사 중 상당수를 보수단체 인사들을 초청한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