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 위기' 황우여 "국정화 매진할 것…집필진 일부 공개"

'국정화TF' 논란엔 "법에 어긋난 일 할 수 있겠나…믿어달라"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정부청사 브리핑룸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긴급브리핑을 갖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갈수록 커져가는 중고교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여론에 '국정화 TF' 파문까지 불거지면서, '경질' 위기에 몰린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7일 긴급 브리핑을 자청해 나섰다.

황 부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여권 내부의 경질 언급에 대해 "무겁게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여러 가지로 힘들고 많은 일들이 산적한 이럴 때일수록 당과 정부가 힘을 모아 올바른 교과서를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각에서 역사 왜곡이나 미화가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지만 그런 교과서는 절대 있을 수 없다"며 "집필되지도 않은 교과서를 두고 더 이상의 왜곡과 정쟁이 있어선 안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낭독한 문장을 거의 그대로 반복한 셈이다.

황 부총리는 '국정화TF'에 대해서도 "9월말부터 국정화를 준비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기존 역사교육지원팀 업무 증가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인력을 추가 보강한 것"이란 입장을 되풀이했다.

국정화 발표 이전부터 물밑에서 팀을 운용한 점에 대해선 "행정예고 기간이라 해도 추진 정책의 장단점을 연구 분석하고 알리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임무"라고 해명했다.


특히 "열심히 일하고 있는 공무원들을 불법적인 일을 하는 것처럼, 범죄처럼 몰고 가는 것은 교육부로선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야당을 비난했다.

그는 "우리가 법에 어긋나거나 그런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밤새 일하는 교육부 직원들을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황 부총리는 또 "행정예고 기간 수렴된 의견들을 소중히 담아내겠다"면서도 "검토 결과는 의견 제출자에게 알리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밝혔다.

국정교과서 집필진 공개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궁금해하고 상징적 의미가 있을테니 (5~6명의) 대표 집필진을 먼저 공개하는 게 옳지 않나 생각한다"며 "집필진 전부를 언제 어떻게 공개할 것이냐는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심도있게 논의중"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방식은 모든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던 지난 12일 국정화 발표 당시의 입장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황 부총리는 "본인들의 의사도 존중해야 한다"며 "자유롭게 충실한 교과서를 쓰려면 도움이 되는 방향을 놓고 국편에서 숙고중인 걸로 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교육부와 국편이 국정화 발표 이후 위촉에 나선 걸 감안하면, 참여 사실이 알려지길 꺼리는 인사들 위주로 집필진이 구성되면서 당초의 공개 방침도 후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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