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1차전을 잡은 삼성도, 1차전을 놓친 두산도 고민이 있다. 단순히 2차전에 대한 고민이 아니다. 시리즈 전체를 내다보는, 쉽게 말해 정상에 서기 위해서는 꼭 해결해야 할 고민이기도 하다.
▲삼성, 3인방 이탈에 4선발 고민
이미 수도 없이 언급됐지만, 삼성의 가장 큰 고민은 임창용, 윤성환, 안지만의 한국시리즈 엔트리 제외다. 차우찬을 뒤로 돌려 1차전은 지켜냈다. 심창민도 1차전에서 부진했지만, 차우찬과 함께 필승조로 계속 나간다.
고민은 4차전 선발이다.
윤성환이 빠진 자리를 메워야 한다. 후보는 2명이었다. 차우찬과 정인욱이다. 차우찬은 마무리로 점찍었지만, 1~2차전 상황에 따라 4차전 선발로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1차전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투구 수는 26개. 2차전도 마운드에 오른다면 사실상 4차전 선발은 어렵다.
차우찬도 "4차전에 내가 안 들어가는 것이 팀이나, 나에게나 가장 좋은 상황"이라면서 "설사 나간다고 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차우찬이 2차전에도 등판한다면 정인욱이 4차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1차전 선발 알프레도 피가로의 사흘 휴식 후 등판 카드도 있지만, 피가로의 어깨가 100%가 아니다. 정인욱은 올해 12경기에 등판해 2승2패 평균자책점 8.28을 기록했다. 선발 등판은 네 차례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 삼성이 낼 수 있는 최선의 선발 카드다.
류중일 감독도 "1~3차전 선발은 정해져있는데 4차전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정인욱이 4차전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두산, 불펜 투수 난조
삼성의 선발 고민과 달리 두산 선발은 안정적이다. 1차전 유희관을 시작으로 2차전 더스틴 니퍼트, 3차전 장원준이 대기한다. 마찬가지로 4차전 선발이 걸리지만, 이현호라는 카드가 있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도 선발로 나왔으니 정인욱처럼 깜짝 카드는 아니다. 또 플레이오프처럼 니퍼트의 사흘 휴식 후 등판도 가능하다.
그런데 두산은 불펜 난조로 고민이다.
김태형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함덕주-이현승에게 뒤를 맡겼다. 시즌 초반 연이은 블론세이브로 고전했던 두산이 올해 3위에 오를 수 있는 힘이었다.
하지만 함덕주가 큰 경기의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함덕주는 NC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쓴 경험을 했던 함덕주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야마이코 나바로에게 3점 홈런을 맞는 등 눈물을 흘렸다.
김태형 감독도 함덕주의 활용 방안을 고민 중이다. 김태형 감독은 1차전이 끝난 뒤 "함덕주의 투입 타이밍은 좀 생각해봐야겠다. 맞아도 붙어봐야 하는데 자신감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필승조 함덕주가 흔들리면서 두산의 불펜 운용도 꼬일 수밖에 없었다. 노경은도 몸을 제대로 풀고 올라오지 못했다. 마무리 이현승도 일찍 마운드에 올랐다. 그렇다고 페넌트레이스처럼 엔트리를 바꿀 수도 없는 상황이다.
김태형 감독은 "중간 계투 투수들이 이겨내야 한다"면서 "있는 선수로 해야 하기에 믿고 붙어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 고민을 해결하는 팀이 한국시리즈 정상에 가까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