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화대 경영관리학원 자문위원인 저커버그는 연설 직후 페이스북에 "방금 태어나서 처음 중국어로 연설을 했다"는 글을 영상과 함께 올렸다. 연설 주제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강한 감각이 필요한 이유'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5일 저커버그가 대본도 없이 22분간 중국어로만 연설을 이어갔다고 보도했다. 간간이 말이 끊기기도 했고 문법이 틀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지난해에 비하면 훨씬 향상된 실력이라고도 평했다. 지난해에 칭화대를 찾았을 때는 30분 간의 질의응답 가운데 이따금 미숙한 중국어로 답변했고, 가족 이야기나 중국 영화 이야기 같은 단순한 주제로만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이번 연설에서 저커버그는 "사람들을 연결시키고 싶어서 2004년 페이스북을 처음 만들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알리바바나 샤오미 같은 중국 기업들을 보면 같은 이야기가 보인다"며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IT 대기업을 거론했다.
또 '15년 전과 비교하면 우리는 매우 커졌지만, 15년 후와 비교하면 아직도 아기 수준이다'라는 중국 IT 거물 알리바바 마윈 회장의 말도 "아주 좋아하는 말"이라면서 인용했다.
페이스북을 미국 외 다른 나라로 확장시키고 싶다는 의지도 강하게 피력했고, 연설 중 중국 격언을 인용하자 관중석에서는 큰 박수가 터져나왔다.
연설이 끝난 후 중국 네티즌들은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서 저커버그의 중국어 연설이 매우 인상적이었으며, 1년 새 중국어가 부쩍 늘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쏟아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저커버그의 외국어 실력이 중국 고위 공직자들의 주의도 끌었다고 평했다.
앞서 저커버그는 지난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시애틀을 방문했을 때도 시 주석과 중국어로 대화를 나눴다. 당시에도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에 "외국어로 해외 정상과 대화를 나눈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소감을 올렸다.
페이스북은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이전부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록 중국이 아직 해외 서비스에 온라인을 개방하지 않고 있지만, 중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에 일찌감치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저커버그가 중국 문화에 친밀감을 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최근 저커버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8월 휴고상을 수상한 중국의 공상과학 소설 '삼체(The Three-body problem)'를 읽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