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박용만 100억 쾌척…면세점 '쩐의 전쟁' 불붙어

(왼쪽부터)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서울 시내 면세점 쟁탈전이 대기업 총수들은 앞다퉈 본인의 사재까지 털어내면서 '상생(相生)'에서 '쩐의 전쟁'으로 격화되고 있다.

우선 포문은 두 곳의 면세점을 수성(守城)해야하는 롯데가 열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6일 100억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한다고 밝힌 것.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낸 100억원을 초기 자본금으로 청년창업 활성화 지원을 위한 투자법인(가칭 '롯데 엑셀러레이터')을 설립하고 1천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롯데 엑셀러레이터는 내년초 설립돼 청년들의 창업자금은 물론 각종 인프라, 멘토링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롯데는 향후 3년간 100개 이상의 우수 스타트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총수의 사재 출연 이외에도 '상생 2020'을 발표하며 5년간 1500억원을 투입하는 사회 공헌 계획을 제시했다. 상생 2020은 ▲중소·중견 기업과의 상생, ▲취약 계층 자립 지원, ▲관광 인프라 개선, ▲일자리 확대 등 네 가지 핵심 추진 과제를 담고 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도 이날 100억원을 쾌척하기로 했다. 두산은 이날 동대문 상권 활성화와 지역 균형 발전을 목표로 하는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을 진행했다.

이 재단의 초기 재원으로 두산그룹이 100억원, 박용만 회장이 100억원, 모두 200억원을 내기로 한 것이다. 재단 초대 이사장은 김동호 단국대 석좌교수(전 문화융성위원장)가 맡는다.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은 지역 재단(Community foundation, 지역문제를 지역주체들이 직접 해결하는 것을 취지)을 표방, 민-관-학 협력을 통해 동대문 지역발전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두산은 면세점 영업이익의 최소 10%를 사횐에 환원할 것이라고도 약속했다. 두산그룹 자체 영업이익 전망이 향후 5년간 5천억원인데, 5년간 최소 5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은 "동대문은 4개의 지하철 노선이 지나가는 교통의 요지이며, 저녁에는 개개인의 디자이너숍이 모여 전무후무한 스피드로 제조 및 유통을 하는 도매상권"이라며 "두산은 이런 동대문이 발전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세계와 SK네트웍스는 그룹 차원에서 면세점 운영전략을 밝히며 상생사업에 각각 2700억원, 24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을 후보지로 내세우며 시내면세점 첫 입성을 노리는 신세계의 사회공헌 투자 규모는 경쟁자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본점 신관 맞은평 메사빌딩에 1만 200평 규모의 '국산의 힘'센터를 설치해 대한민국 명품을 개발하고 중소기업 상품 수출지원을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SK네트웍스는 27일 문종훈 사장이 직접 면세점 사업 전략을 밝힌다. SK네트웍스는 이미 워커힐에 900억원, 동대문에 1500억원을 각각 배정해 지역 관광인프라를 업그레이드 하는 한편, 주변 전통시장 및 중소업체와의 상생 프로그램 등을 실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직까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나 최태원 SK 회장이 나서서 면세점 유치를 위해 사재를 출연한다는 계획은 없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각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만큼 조만간 총수들이 움직일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이번 면세 특허 입찰전에 참여하는 업체들 모두 각 그룹의 사활이 걸린만큼 총수까지 나서서 사재까지 터는 것"이라며 "면세 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데 신세계와 SK의 경우도 깜짝 발표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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