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 너머로 눈물의 배웅…또다시 이별한 가족들

제20차 이산상봉 행사 모두 종료

제20차 남북이산가족상봉 2차 상봉단 (사진=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
26일 오전 11시50분, 이번 2차상봉에서는 남측 가족이 탄 버스가 먼저 작별상봉장을 떠났다. 남은 가족들이 차창으로 몰려와 눈물로 배웅하는 모습은 지난 22일 1차상봉 종료 때와 다를 바 없었다.

11시30분 2시간의 작별상봉이 끝나고 남측 가족이 차례로 버스에 올라탄 뒤에도 행사장에서 대기하고 있던 북측 가족은 ‘이제 남측 가족들 배웅을 하겠습니다’라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잰걸음으로 주차장으로 나갔다. 뛰어가는 가족도 있었다.


초조하게 자신의 남쪽 혈육을 찾던 이들은 너나 없이 눈시울이 붉어졌다. 북측 가족이 자신을 못찾고 지나가자 버스 안의 남측 가족들은 차밖에서 들릴 정도로 유리창을 필사적으로 두드렸다. 준비된 버스는 맨뒷좌석을 빼고 나머지는 열리지 않는 통유리 구조로 만들어졌다.

오빠를 남쪽으로 돌려보내는 권선희씨(72)는 버스 뒤쪽 열린 창문을 통해 낮잡은 오빠의 손을 한동안 놓지 않았다. 권씨는 오빠에게 “건강하세요”라고, 남측 조카에게는 “아버지 잘 모셔라. 100살까지 사시게 건강히 모셔라”라는 당부를 했다.

버스 안에서 어머니 이금석씨(93)는 창밖 아들의 “건강하시라”는 눈물섞인 인사에 역시 눈물로 답했다. 북측 아들 한송일씨(74)는 차창을 사이에 두고 어머니 손에 자신의 손을 포개보기도 하고, 손을 흔들기도 하면서 눈물로 배웅했다.

남측 여동생 배순옥씨(55)는 탑승을 최대한 늦추며 북측 오빠를 끌어안고 “이제 오빠 못 만지잖아. 헤어지기 싫어”라고 오열했다. 남북 당국자들이 떼어놓자 “오빠 딱 한번만 만지게 해달라”며 손을 빌어 애원하기도 했다. 오빠 배상만씨(65)는 “웃자, 우리 웃자”며 힘겹게 보냈다.

나흘 전과 마찬가지로 눈물바다가 생겼고, 통일되면 다시 만나자는 약속이 이어졌다. 북측 가족들은 키가 닿지 않는 가족은 다른 가족이 안아올려 차창에 손을 대도록 도왔다. 이들은 버스가 떠나는 동안 손을 끝없이 흔들었다. 가족을 떠나보내면서 '우리는 하나'라는 노래를 합창하며 통일을 기원했다.

이로써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2차례에 걸쳐 3일씩 진행된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모두 끝났다. 우리측 상봉단은 이날 호후 1시30분 금강산을 출발해 속초로 이동한다. 이후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귀환한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