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서울 혜화동 소재 국제교육원 외국인 장학생회관 정문에는 경찰관 30여명이 두줄로 서 건물 진입을 차단하고 있으며, 뒷편에는 사복 경찰관 50여명이 대기하고 있다.
건물 안에는 TF팀의 일부 직원들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날 밤에 이어 현장에 다시 찾아온 야당 의원들은 국제교육원 본관에 모여있다.
소집된 의원은 야당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태년 간사, 박홍근, 배재정, 설훈, 안민석, 유은혜, 조정식 의원(이하 새정치민주연합), 정진후 의원(정의당) 등이다.
이날 김태년 의원은 "추석 직후부터 이 건물을 교육부 직원들이 사용해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에 대해 추석 직전에 국제교육원에 전화 한 통 했을 뿐 문서 한 장 송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 "정부가 기존 직제를 벗어난 TF팀을 구성할 때는 이에 대한 내용을 행정자치부장관에게 요청한 뒤 승인절차를 밟아 구성해야 하지만, 이러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은 "교육부가 지난 9월 말부터 국정화 추진 작업을 위해 서울 종로구에 있는 교육부 산하 국제교육원 건물에 TF를 꾸려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운영계획'의 상황관리팀 소관업무에는 'BH 일일점검 회의 지원'이라고 명시돼 있다. 'BH'는 'Blue House'의 약자로 청와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일일 점검하고 있고, 이 TF팀이 그 점검 회의를 지원하고 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여론을 주도해온 정황도 드러났다.
상황관리팀은 '교원·학부모·시민단체 동향 파악 및 협력' 업무도 맡고 있다.
홍보팀은 한발 더 나아가 '온라인 뉴스(뉴스·블로그·SNS) 동향 파악 및 쟁점 발굴'과 '기획기사 언론 섭외, 기고, 칼럼자 섭외, 패널 발굴'까지 담당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확인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전날 오후 8시쯤 해당 TF가 사무실을 차린 곳으로 알려진 서울 혜화동 국제교육원의 외국인장학생회관 1층을 급습했다.
이들은 교육부 관계자가 '비밀 TF'를 설치·운영한 이유,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할 때까지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전 어버이연합 등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하는 집회 참가자 10여명이 야당 의원들에게 항의하며 일대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