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모두 삼성 투수진의 주축이다. 윤성환은 17승으로 팀 내 최다승을 거뒀고, 임창용은 33세이브로 뒷문을 지켰다. 안지만은 37홀드로 허리를 지탱했다.
당연히 삼성으로서는 셋의 공백이 고민이다.
하지만 삼성은 삼성이다. 통합 5연패까지 이르는 길이 힘겨워진 것은 사실. 하지만 약해진 투수진의 공백은 방망이로 메울 수 있다. 실제로 삼성은 투수진 못지 않게 방망이가 강한 팀이다. 아니 어찌 보면 방망이가 더 강한 팀이다. 팀 타율 1위(3할2리)에 3할 타자(350타석 이상)만 7명, 20홈런 이상 타자만 4명이다.
삼성 중심 타선 중 하나인 박석민도 두산과 맞대결을 펼친 2013년 한국시리즈를 돌아보면서 "지금은 타격이 확실히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성적만 봐도 화려한 타선이다. 혜성처럼 등장한 구자욱(3할4푼9리, 11홈런)을 시작으로 외국인 타자 역대 최다 홈런을 쏜 야마이코 나바로(2할8푼7리, 48홈런), 최형우(3할1푼8리, 33홈런), 박석민(3할2푼1리, 26홈런)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은 여전히 강력하다. 이승엽(3할3푼2리, 26홈런)도 개인 최고 타율을 찍었다.
여기에 박한이(3할, 11홈런), 채태인(3할4푼8리), 그리고 3할 포수 이지영의 존재도 든든하다. 박해민도 타율 2할9푼3리에 희생 번트 전체 1위(23개)에 오를 정도로 2번 타순에서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말 그대로 쉬어갈 틈이 없는 삼성 타선이다.
특히 두산전에서는 이승엽, 구자욱, 이지영, 나바로 등이 강했다. 이승엽은 4할9푼2리, 홈런 3개를 기록했고, 구자욱도 4할1푼7리를 쳤다. 이지영이 4할5리, 나바로는 3할3푼3리에 홈런을 7개나 날렸다. 최형우도 타율은 2할6푼2리지만, 홈런 4개가 있다.
두산도 삼성 타선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김태형 감독도 "시즌 때 계속 강했던 이승엽, 나바로 경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고, 두산 좌완 투수 유희관도 "중심 타자가 한 방이 있다. 나바로, 최형우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시즌 중 구자욱과 박한이가 리드오프를 맡았다. 그런데 시즌 막판 군에서 제대한 배영섭을 합류시켰다. 입대 전 리드오프였다. 보호선수 명단에 한 자리를 비워가면서 배영섭을 합류시킨 것은 한국시리즈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류중일 감독은 25일 미디어데이에서 "(리드오프로) 구자욱을 쓸지, 배영섭이나 박한이를 쓸지는 결정하겠다"면서 "배영섭의 활용을 어떻게 하느냐가 고민이다. 선발로 나가면 오른쪽 대타가 모자란다. 두산 왼손 불펜이 많아 대타로 쓸지, 선발로 쓸지 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는 구자욱의 활용도다. 삼성은 최형우과 좌익수, 채태인이 1루수, 이승엽이 지명타자로 나서왔다. 구자욱은 올해 여러 포지션을 돌아가며 맹활약했지만, 현실적으로 넷이 함께 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 시즌 막판 부상을 당한 이승엽의 컨디션에 따라 정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류중일 감독은 "최형우와 채태인, 구자욱 모두 컨디션이 좋다"면서 "이승엽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투수진 공백은 분명하다. 하지만 삼성 타선은 행복한 고민을 할 정도로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