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자회동에서 여야는 민생과 경제 살리기가 중요하다는데는 이론의 여지 없이 의견일치를 봤다. 하지만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가 끼어들면서 민생과 경제 문제 해결의 발목을 잡았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회동 뒤 브리핑에서 "김무성 대표는 이제 역사교과서는 국사편찬위와 교수 등 전문가에게 맡기고 국회는 민생살리고 경제를 살리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말씀을 덧붙였다"고 밝혔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우리가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말한 경제 살리기 의제, 그리고 경제 민주화 의제에 대해서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다"면서 "역사 국정교과서 중단하고 경제살리기와 민생에 집중해 달라는 요청도 대통령은 답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여당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는 뒤로하고 국회는 민생과 경제에 집중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민생과 경제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도 국정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결국 국정화 논란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여야가 민생과 경제 문제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군다나 국정화 문제를 놓고 정국이 얼어붙으면서 민생 현안에 대한 협상조차도 덩달아 어렵게 됐다.
당장 5자회동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간곡히 요청했다는 노동개혁 관련 5개 법안과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처리, 그리고 한중FTA 비준 동의안 등의 처리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노동개혁 관련 법안의 경우 청와대와 여당은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안이라며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야당은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는 법안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과 관련해서도 청와대와 여당은 이들 법안이 민생.경제 문제 해결과 직결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야당은 민생과 무관한 대기업 특혜 법안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중FTA 비준안도 마찬가지로 여권은 발효가 늦어지면 하루 약 40억원의 기대 수출액이 사라지는 만큼 11월 중 처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야당은 불법 어선 문제 등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맞서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의원은 "노동개혁부터 시작해 연말해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상황에서 여야간 대화가 되겠냐"라고 반문한 뒤 "국정화 문제와 관련해 지도부가 너무 강경하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의원도 "국정교과서 문제는 야당 지지층들이 워낙 민감하게 보고 있어, 야당은 이를 핵심 이슈로 삼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여당의 양보가 없는 한 민생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