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국 본부장 "남북이 직접 핵문제 협의하자"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사진=자료사진)
북핵 6자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3일 남북 당국간 핵문제의 직접 협의를 재차 제의했다.

황 본부장은 이날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IFANS)가 개최한 ‘광복 70주년, 한국 외교의 길을 묻는다’를 주제로 한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오찬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은 진지한 자세로 비핵화 문제를 다뤄야 하며, 이를 위해 남북 간에도 직접 만나 핵문제를 협의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언제 어디서건 핵문제를 담당하는 책임있는 북측 관계자와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8월 28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 국제학술회의에서도 8.25 남북합의 결과를 거론하며 “빠른 시일 내에 핵문제도 남북 간에 직접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황 본부장은 이날 오찬사에서 “직접 대화를 하다보면 불가능해 보였던 차이를 극복하고 접점을 하나하나 만들어 나갈 수도 있을 것”이라며 “9.19 공동성명에서 말하는 경제·에너지 지원, 미북관계 정상화, 평화체제 수립 등은 한국을 배제하고는 이룰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핵문제에서 보다 현실적이고 타협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 탈출구 모색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북한이 우선 취해야 할 조치는 눈에 보이는 영변의 핵활동부터 중지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황 본부장은 또 “8.25 남북합의의 첫 번째 이행조치인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점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남북 합의의 원만한 이행을 통해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지금의 모멘텀을 잘 살려 비핵화와도 선순환이 이뤄지기를 기대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평화협정 체결 주장에 대해서는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이미 북한도 동참한 9.19 공동성명에 나와있다”고 일축한 뒤 비핵화에 초점을 맞춘 대화와 협상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북측 의도에 대해 남한을 배제하는 옛날식 통미봉남 정책을 동원, 비핵화의 초점을 흐리게 하고 국제적 압박을 피해보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점에서 황 본부장의 이날 남북간 직접 협의 제의는 북한이 평화협정을 명분으로 북미간 협상을 제안한 것에 대한 답변인 셈이어서 북한의 향후 반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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