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 20대 대표 여배우의 '시대 공감' 행보

영화 '돌연변이'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로 잇따라 청년세대 목소리 대변

배우 박보영(사진=황진환 기자/노컷뉴스)
20대 대표 여배우로 자리매김한 박보영(26)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22일 개봉한 '돌연변이'(감독 권오광)와 다음달 25일 개봉을 앞둔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감독 정기훈)를 통해 또래 청년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나선 까닭이다.

영화 돌연변이는 어느 날 자고 일어나 보니 벌레로 변해 버린 한 청년의 비극을 그린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변신'을 연상시킨다.

약만 먹고 잠만 자면 30만 원을 주는 실험에 참여한 청년 박구(이광수)는 신약의 부작용으로 생선인간이 된다. 홀연히 나타난 그의 등장은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트리며 큰 파장을 일으킨다.

매스컴과 SNS에 계속 노출되면서 박구는 일약 청년세대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고, 신드롬으로까지 번진다. 그러나 거대 제약회사의 음모로 인해 박구는 스타에서 순식간에 죽일 놈이 돼 사회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한다.

이 영화에서 박보영은 썸 타는 남자친구인 박구를 팔아 인터넷 이슈녀가 되려는 주진 역을 맡았다.


극중 주진은 생선인간이 돼 자신의 집으로 피신 온 박구를 제약회사에 되팔고, 이슈녀가 될 심산으로 생선인간의 존재를 인터넷에 올린다. 하지만 그녀는 이를 믿지 않는 누리꾼들에게 거짓말쟁이로 몰려 일명 '생선녀'로 등극한다.

영화 '돌연변이' 스틸컷(사진=영화사 우상 제공)
자신의 말이 진실임을 밝히기 위해 주진은 인턴기자 상원(이천희)과 함께 제약회사에 감금돼 있던 박구를 구출하고 인터넷에 그 현장을 올린다. 그녀는 박구를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해 애쓰지만, 보상금을 얻어내려는 박구의 아버지와 번번히 마찰을 빚는다.

온라인 상에서 다소 난폭한 욕설과 행동을 벌이는 주진으로 분한 박보영은 자신만의 색깔로 황당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완성해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돌연변이를 통해 한층 깊이 있는 연기를 과시한 박보영의 성장은 예견된 수순을 밟는 모습이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깊이 있는 내공을 선보여 온 덕이다.

◇ "특별할 것 없는 보통의 20대… 또래여서 더욱 몰입"

2008년 영화 '과속스캔들'에서 황정남 역을 맡아 신선한 매력으로 824만 관객을 동원했던 그녀다. 이는 이듬해 열린 제30회 청룡영화상, 제45회 백상예술대상 등에서 신인상을 휩쓸며 열매를 맺었다.

이어 박보영은 송중기와 함께한 판타지 로맨스 '늑대소년'(2012)으로 706만 관객을 모으며 충무로를 대표하는 20대 여배우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TV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서 음탕한 처녀귀신에 빙의 된 나봉선 역을 맡으면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는 활약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영화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스틸컷(사진=반짝반짝영화사 제공)
코미디 영화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는 박보영의 '시대 공감' 행보에 방점을 찍는 작품이다. 그는 이 영화에서 한 스포츠지 연예부 햇병아리 수습기자 도라희 역을 맡았다.

도라희는 학점, 어학점수 등 모자란 것이 없지만, 취업의 문턱에서 번번이 미끄러진다. 어렵사리 연예부 수습기자로 입사한 도라희는 '이제 인생 제대로 폈다'는 생각에 환호한다.

첫 출근 날, 몸에 딱 맞는 정장에 멋진 하이힐을 신은 완벽한 커리어우먼 복장으로 나간 도라희는 3분 만에 모든 환상에서 벗어난다. 그날 이후로 도라희는 점심 대신 상사의 욕을 먹으며 전쟁터 같은 사회에서 분투한다.

박보영은 지난 21일 서울 신사동에 있는 CGV압구정에서 열린 이 영화의 제작보고회에서 "제가 연기한 도라희는 특별할 것 없는 보통의 20대로 제 또래여서 더욱 몰입이 됐다"며 "현재 사회 분위기에서 우리 세대에게 열정은 안 좋은 뜻이 됐는데, 이 영화를 통해 그런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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