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과잉검열에 南기자들 반발…2차 때는 '빈 노트북' 휴대

21일 강원도 고성 금강산에서 열린 제20차 남북이산가족상봉 2일차 단체상봉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 당국이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동행한 남측 기자단의 노트북을 무리하게 검열해 논란이 일었다.

이 탓에 오는 24∼26일 열리는 2차상봉에 동행하는 두 번째 방북 기자단은 아예 '빈 노트북'을 들고 가게 됐다. 

2차상봉 취재 기자단은 21일 북측이 1차 행사를 취재했던 첫 번째 기자단의 노트북 내부 파일을 일일이 열어보는 등 간섭이 지나치자 개인 노트북 대신 현대아산이 제공하는 '빈 노트북'을 가져가기로 했다. 

상봉 행사 첫날인 20일 북한은 북측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남측 기자단 노트북 전수 검사를 실시했다. 

애초 북측은 노트북을 아예 걷어서 검사한 뒤 오후에 숙소로 가져다주겠다고 통보했으나, 기자단의 반발로 현장에서 검사가 진행됐다. 


북측은 기자단 29명의 노트북 파일을 일일이 열어 봤다. 지나친 간섭에 대한 기자단의 항의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하는 것"이라며 무시했다. 이로 인해 행사 일정도 다소 지체됐다.

북측은 기자단이 행사 영상을 담아 남측으로 보내는 행낭에 대해서도 내용물 확인을 요구해 반발을 샀다. 

남측 기자단은 언론 통제가 심한 북한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이러한 처사는 '언론 자유 침해'에 해당하는 지나친 행위라고 판단하고 있다. 

헤어졌던 가족이 반세기만에 만나는 인도주의적 행사에서까지 북측이 상대방에 대한 존중 없이 남측 기자단을 대상으로 '도를 지나친 검열'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북측의 부당한 검열이 반복되는 와중에 우리 정부 당국은 이렇다할 대응을 취하지 않은 채 '저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통일부 측은 "북측에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고 원만한 행사 진행에 협력할 것을 요구했다"며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북측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