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당시 대구지방 경찰청의 수사가 충남 서산 경찰서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기획 수사였던 사실도 밝혀졌다.
조희팔 다단계 사기 사건 특별 수사팀은 정모 전 경사에 대해 뇌물 수수 혐의와 함께,수뢰후 부정 처사 혐의를 추가해 오는 22일 검찰로 송치한다고 밝혔다.
정 전 경사는 지난 2008년 10월 17일 조희팔 다단계 사기 사건 수사에 착수한 뒤 10월 31일 다단계 회사의 전산실을 압수 수색하기 전에 관련 수사 정보를 미리 강태용에게 알려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의 압수수색 정보가 미리 새면서, 전산실장이었던 강태용의 처남 배모씨 등을 비롯해 핵심 관계자들이 모두 도주해 검거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정 전 경사가 수사 정보 유출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조희팔 다단계 사기 사건을 처음 정 전 경사에게 제보했던 인물로부터 수사 정보 유출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 결과, 수사 정보 유출 사실을 처음 밝힌 인물은 강태용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정 전 경사에게 조희팔 사기 사건을 제보했던 것으로도 드러났다.
경찰은 강태용이 당시 충남 서산 경찰서가 먼저 다단계 사기 사건에 대해 수사를 벌이면서 전산실 압수 수색을 시도하자 뇌물을 준 정 전 경사에게 접근해 대구지방 경찰청에서 수사를 하도록 제보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전 경사가 수사에 착수하면서, 서산 경찰서는 서버 압수수색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지방 경찰청의 수사가 충남 서산 경찰서의 다단계 사기 사건을 방해하고 축소하기 위해 사전 공모에 따라 진행된 셈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추가 비리 연루자가 더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당시 수사 지휘 선상에 있었던 간부들을 대상으로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팀장과 반장 등을 상대로도 수사 정보 유출 관여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였지만, 다른 경찰관의 관여 사실은 확인하지 못했다"며 "정 전 경사를 검찰에 송치한 뒤에도 관련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수사를 계속 벌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경찰은 지난 2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조희팔 조카 유모(46)씨의 사무실에서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확보해 조희팔 생존설 확인 작업도 계속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