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카카오 경영진의 비위 의혹에 사찰·감청 이슈까지 맞물린데다 해당 서비스 인가 여부마저 나지 않아 순탄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카카오톡 대화도 수사기관에 협조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카카오택시 이용 내역까지 수사기관에 제공하게 되면 감청을 넘어 "미행까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 '카카오택시 블랙' 아직 인가 못 받아…시민단체 '감청 협조 재개' 카카오 규탄
20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 앞에서는 카카오택시 블랙의 서비스 시연 촬영이 예정됐었다. 그러나 행사를 앞두고 "부득이한 사정으로 포토세션 진행이 취소됐다"는 통보가 취재진에게 전달됐다.
당초 검정색 벤츠 차량에 제복을 입은 기사가 나와 뒷자석 문을 직접 열고 승객을 정중히 모신 뒤 떠나는 모습을 그렸던 코리아나 호텔 앞에는 고급택시 대신, 확성기를 든 시민단체가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사이버사찰긴급행동'은 이날 "검찰 수사 관련 감청 협조 재개를 결정한 카카오를 규탄한다"면서 "참가자들은 정보기관 협조 요청에 대한 투명한 공개와 위법한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협조중단 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카카오택시 블랙' 사전 행사가 취소된 것은, 시민단체의 시위 때문이 아니었다. 본격적인 서비스를 위한 서울시의 인가가 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카카오 측은 "첫 (고급택시)사업이라 일정이 지연된 측면이 있다"면서 "(절차) 대부분은 끝났고 고급택시로의 면허 전환만 남은 막바지 상황이기 때문에 조만간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범 서비스의 출시 일정도 20일에서 이르면 이달 내로 연기됐다. 요금 또한 확정되지 않았다. 카카오 측은 기본요금이 8000원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서울시의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 출발지-도착지 '저장' 카카오택시 앱…감청 넘어 '미행' 우려
'카카오톡 감청 이슈'가 사그라들지 않은 상황에 카카오택시 탑승 장소와 목적지까지 기록이 카카오택시 앱에 일정기간 저장되는 것도 이용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카카오톡을 쓰려면 카카오톡 앱을 깔듯, 카카오 택시를 이용하려면 카카오택시 앱을 깔아야만 하는데 여기에는 출발지, 도착지 등의 택시 탑승 기록이 남는다.
카카오 정주환 부사장은 "택시에 두고 내린 분실물 등을 찾기 위해 택시 서비스 이용 내역은 앱에 일정기간 저장된 뒤 지워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정기간이 3일인지, 30일인지, 아니면 300일인지 구체적으로 그 기간을 뚜렷하게 밝히지 않았다.
그리고 검찰 등 국가 수사기관의 요청에 따라 (물론, 익명을 원칙으로) 카카오톡 대화 등도 제공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이용자의 동선 파악이 가능한 카카오택시 이용 내역까지 제공한다면 이는 실시간 감시·미행까지도 가능해진다.
이에 대해 정 부사장은 "미행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따로 논의를 진행한 적은 없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이용자의 안전과 사생활을 지키는 것"이라며 "시범 사업이 진행되기 전에 이 부분을 충분히 검토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대리운전기사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부사장은 "단순하게 연결하는 것을 넘어, 신규 시장을 창출하고 수익을 내는 방식으로 갈 것"이라면서 "내부에서 O2O사업과 관련한 다양한 아이템에 대해 검토하고 있고 연내 그 중에 한 두개라도 공개할 방침인데 그 중에는 대리운전사업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