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5%로 동결하기로 했다.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 2011년 6월 3.25%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해서 하락해 올 3월 1%대(1.75%)에 진입한 뒤로 좀처럼 오를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이같은 저금리 현상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상당히 늦춰지는 것으로 기정사실화 된데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른다 해도 한국의 기준금리가 즉각적으로 오르기에는 현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것이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 하고 있다.
이미 일반적인 예금이자는 높게 쳐준다던 저축은행에서조차 2%대로 접어든지 오래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증권이나 채권시장에 뛰어들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너무 많은 변수가 남아있어 위험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초저금리-불확실성 시대에서 오직 단 한가지 가치는 ‘안전’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 자나깨나 안전, 자산유형 분산투자가 정답
전문가들은 저금리-불확실성 시대의 투자에서는 고위험 상품보다는 중위험 상품에, 직접 투자보다는 간접투자에, 집중보다는 분산투자가 대안이라고 강조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유념해야할 부분이 자산을 여러 형태로 배분해 놓는 ‘분산투자’다.
최근 자금이 몰리는 자산관리형 랩어카운트 상품, 채권혼합형 펀드, 메자닌 등의 상품도 분산투자라는 최근의 흐름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자산관리형 랩어카운트는 이른바 프라이빗뱅커(PB)를 찾기에는 자산이 적거나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이 비교적 전문적인 종합자산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증권사들도 기존의 펀드랩어카운트, 주식랩어카운트, 상장지수펀드(ETF)랩어카운트 등 단일 자산에 투자하는 랩에서 더 나아가 주식·채권·펀드·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종합자산관리 랩어카운트를 내놓고 있다.
주로 은행에서 판매하는 채권혼합형 펀드는 채권과 주식에 골고루 투자해 '은행금리+알파'의 수익을 노리는 중위험·중수익 투자 상품이다.
채권과 주식을 70:30 정도의 비율로 안전성을 강조하는 한편 주식에서는 배당주와 공모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얻도록 설계되고 있다.
메자닌은 이탈리아어로 건물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중간층을 뜻한다. 금융업계에선 채권과 주식 성격을 모두 지닌 상품을 말한다.
채권이지만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주식을 살 수 있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이 해당한다.
◇ 언젠가 오를 미국금리 대비 환차익 고려한 상품도 인기
이런 미국 금리 상황을 앞두고 환차익까지 고려한 상품들도 안전하고 상대적으로 효율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는데 미국 뱅크론 펀드가 대표적이다.
뱅크론펀드는 미국 변동금리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기본 수익률을 꾸준히 받을 수 있어 안정적인데다 미국 금리에 투자수익률이 연동돼 있어 금리 상승 여부에 따라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저금리 시대에 고수익 투자처로 인도 채권도 빼놓을 수 없다.
신흥국의 대표주자인 중국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모디노믹스 시행 이후 성장세가 유독 두드러진 인도의 채권은 안정적인 물가 상승률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서 고이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인도 정부가 100% 지분을 갖고 있거나 지급보증하는 공기업 채권의 이자율도 연 7% 이상을 기록하고 있어 투자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최근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이는 중국의 ELS 상품도 조심스럽게 기지개를 펴고 있다.
◇ 저금리는 장기적 추세, 욕심 버리고 은행금리 플러스 알파 전략으로 나가야
전문가들은 저금리 시대 투자 조건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로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나금융투자 프로덕트솔루션팀 임세찬 차장은 "당분간 시장에 가급적 노출이 안된 상품들을 중심으로 투자하고 5% 내외의 수익이면 만족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우증권 상품개발실 김경식 파트장은 "채권을 투자할 때도 섣불리 위험등급 회사채에 투자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며 "ELS도 고금리 ELS 보다 수익률이 3~4%에 불과하더라도 위험성을 극도로 낮춘 ELS에 투자하는 편이 낫다"고 강조했다.